“김건희 측 ‘하루 한 혐의씩 조사’ 제안”…특검 “별도 협의 불필요, 예정대로 실시”

김건희 여사 소환 조사를 앞두고 특별검사팀과 김 여사 측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김 여사 측이 조사 방식에 대한 추가 협의를 요청하자, 특검팀은 “별도의 협의는 불필요하다”며 기존 일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소환 통지 시점과 압수수색 과정 등 모든 절차를 둘러싼 양측의 대치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23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상황을 설명했다. 문 특검보는 “김건희씨 소환 통지서를 수령한 변호인으로부터 특검에 방문해 조사 방식 등을 협의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다”면서도 “소환 일자를 여유 있게 통지했으니 그날 출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건희 여사 측은 건강 상태를 고려해 하루에 한 혐의씩, 짧은 시간 여러 번 나눠 조사하는 안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검팀은 예정대로 내달 6일 오전 10시, 김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는 오는 29일 출석을 통보해 놓았다.

이날 논란은 통일교 압수수색 방식을 둘러싸고서도 이어졌다. 통일교 측은 “특검팀이 종교적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했다”며 압수수색 과정에서의 태도와 절차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성물로 여겨지는 물건을 수사관이 경시하는 모습까지 언급하며, 신앙공동체를 범죄집단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통일교는 “일부 수사관의 종교 탄압적 압수수색에 명백히 유감을 표한다”며 “헌법 정신과 양심에 입각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홍주 특검보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변호인과 상의해 충분히 협조했고, 한학자 총재의 양해하에 비교적 원만히 진행됐다”면서 “집행 과정에서도 물리적 충돌을 최대한 피하며 절차적 적법성을 지키기 위해 유의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문 특검보는 “앞으로도 종교에 대한 존중과 절차 협의를 중시하겠지만, 특검의 주의와 노력이 폄하된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별검사팀의 김건희 여사 소환 조사 방침과 압수수색 논란을 둘러싼 대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조사 당일 당사자의 출석 여부와 조사 진행 방식이 정국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