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결장 공백”…홍명보, 미국전 미드필더 실험→중원 새 판짜기 주목
미국 원정길에 오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명실상부 '중원 사령관' 황인범의 부재 앞에서 새로운 해답을 찾아 나선다. 월드컵 본선 경험과 3차 예선 9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라는 기록을 쌓아온 황인범의 결장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무릎 위에 새겨진 부상 흔적, 그리고 비워진 한 자리를 두고 감독의 고민과 선수들의 각오가 진하게 교차했다.
대표팀의 중원을 이끌던 황인범이 소속팀 경기 도중 입은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하면서, 기존의 플랜A는 계획부터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홍명보 감독은 서민우를 긴급 호출하며 '플랜 B' 가동에 나섰다. 박용우, 백승호, 김진규, 박진섭, 옌스 카스트로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혼재된 미드필더진 속에서 누가 중심을 잡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먼저 박용우와 박진섭은 수비적인 책임감과 균형을 앞세운 홀딩형 미드필더로, 견고한 뒷문 조율과 더불어 2선과의 유기적 연결이 강점으로 손꼽힌다. 서민우는 넓은 활동반경과 체력적 강점을 바탕으로 경기의 리듬을 조절할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백승호와 김진규는 전진성, 공격전개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김진규는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하는 등 결정적인 순간 임팩트를 증명했다. 독일 무대에서 활약 중인 옌스 카스트로프는 박스 투 박스 스타일과 거침없는 움직임으로 팀에 에너지를 공급할 자원이다.
전술 운용 역시 관심사로 부상했다. 홍명보 감독이 선호해온 4-2-3-1 포백 시스템에서의 미드필더 배치는 기본적으로 2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공수 밸런스를 책임진다. 반면, 동아시아축구협회 E-1 챔피언십 무대에서 선보인 3-4-2-1 전술에서는 중앙에 보다 수비적인 자원을 넣고 양 윙백과의 유기적 전환이 중요해진다. 이강인과 이재성 같은 2선 자원들이 중앙 미드필더로도 활용될 수 있어 유연한 조합이 이뤄질 전망이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이번 평가전을 두고 “황인범의 결장은 곧 새로운 전술 실험의 계기”라며, 대표팀이 플랜A를 넘어 다각적 조합을 시험하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 멕시코 등 세계 강호를 상대로 대표팀의 경쟁력이 얼마나 새롭게 채워질지 기대가 쏠리는 분위기다.
팬심은 어느 때보다 궁금증과 응원,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황인범이 비운 자리엔 동료들의 기회가 기다리고 있으며, 감독의 치열한 고심 너머엔 선수단의 새로운 도약이 걸려 있다. 이 여정은 7일 오전 6시 미국 뉴저지주에서 미국과 첫 경기를 치르고, 10일 오전 10시 내슈빌에서 멕시코전에 임하게 된다.
구슬땀으로 준비한 변화의 시간 앞에, 대표팀은 또 한 번 익숙한 이름의 슬픔을 삼키고 새로운 가능성에 닻을 올린다. 관중의 시선과 팬심이 단단히 모이는 가운데, 미국전과 멕시코전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변화된 색채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