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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개발 혁신 역풍”…마이크로소프트發 글로벌 신입 채용 급감→고용 패러다임 전환
IT/바이오

“AI 개발 혁신 역풍”…마이크로소프트發 글로벌 신입 채용 급감→고용 패러다임 전환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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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인공지능이 빠르게 전 산업으로 침투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를 필두로 한 글로벌 IT 대기업들의 고용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개발 자동화와 효율화의 명분 아래 초급 인력 수요가 급감하고, 전통적 신입 채용 시장의 지형이 급속히 재편되는 양상이다. 국내 역시 카카오, 네이버 등 주요 테크기업들의 신입 개발자 채용이 축소 또는 중단되며, 인공지능이 가져온 고용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체 인력의 3%, 약 7000명 규모의 감원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티아 나델라 CEO가 “회사 코드의 30%를 AI가 작성한다”고 언급한 직후 발표된 결정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실질적 영향력이 고용 구조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에만 AI 인프라에 800억 달러(약 110조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메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일제히 수천에서 수만 명 단위의 인력 감원을 발표하며, AI 도입 가속화가 고용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의 경우 카카오·네이버를 비롯, 쿠팡·배달의민족·라인 등 주요 IT기업들도 신입 공개 채용 문을 굳게 닫았다.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국내 IT개발직 신입 채용공고 수는 2023년 995건에서 2024년 564건으로 43% 감소했다. 또한 전체 IT 채용에서 신입 비중은 4.4%에 불과할 만큼, 경력직 중심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AI 혁신 시대, 글로벌 IT업계 신입 채용 급감 현상
AI 혁신 시대, 글로벌 IT업계 신입 채용 급감 현상

이 같은 고용 구조 전환 뒤에는 AI가 대체한 업무의 성격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LG CNS는 자연어 명령을 통한 AI 기반 자동화 도구 '데브온 AIDD'를 도입, 시스템 설계에서 코드 생성·테스트·오류수정에 이르는 개발 전 과정의 80%까지 자동화했다고 밝혔다. 미국 코그니션의 AI 엔지니어 ‘데빈’은 자연어 지시만으로 복잡한 웹사이트를 완성할 정도로 성능이 혁신적이다. 깃허브의 코파일럿은 코드 자동 완성 기능을 통해 개발 생산성을 35%까지 높였으며, 이에 따라 신입 개발자의 단순·반복 업무 수요가 대거 사라지고 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서는 생성형 AI 도입 기업의 85.7%가 "업무 소요 시간이 현격히 줄었다"고 응답했다.

 

시장과 기업들은 이제 단순한 코딩을 넘어 AI를 능동적으로 활용할 'AI 리터러시'와 실무형 역량을 갖춘 개발자에 주목하고 있다. AI 모델 튜닝 엔지니어, 프롬프트 엔지니어, 윤리 컨설턴트 등 새로운 직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글로벌 IT기업들은 올해 AI 관련 고급 인력 채용을 45%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근본적 구조 전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신입조차 3~5년차 수준의 AI 활용력과 역량을 요구받는 상황으로, 미숙한 ‘코더’보다는 AI와 협업하며 더 큰 결과를 창출하는 ‘빌더’의 시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는 “AI 활용 능력이 없는 신입보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AI를 다루는 인력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며 “AI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력은 도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고용 구조가 자동화와 AI 협업을 중심축으로 재정렬되는 지금,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뿐 아니라 생존을 도모하는 인재에게도 근본적 변혁의 시기가 도래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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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ai신입채용#한국it업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