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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수사외압 정점 겨냥”…특검,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3차 소환
정치

“채상병 수사외압 정점 겨냥”…특검,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3차 소환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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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외압·은폐 의혹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21일 서울에서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세 번째로 소환했다. 지난 18일, 19일에 각각 12시간, 13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에 이어 이뤄진 추가 소환이다. 

 

특검은 유 전 관리관을 상대로 사건 기록 이첩 보류, 혐의자 축소, 기록 위법 회수 등 전 과정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 중이다. 유 전 관리관은 이날 “해병대 수사단 기록에 손대는 것 자체가 수사개입이란 생각 안 했나”, “조사본부 재검토 시 당시 국방부 장관인 이종섭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고 지시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유 전 관리관은 군 검찰기관을 운영하던 2023년 7월~8월 여러 차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보고서에서 제외하라’고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7월 31일 열린 이종섭 전 장관 주재 회의에서 사건 이첩 보류와 혐의자 축소 방침이 정해진 배경에서, 바로 앞선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소위 ‘VIP 격노’ 회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 전 관리관은 2023년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임성근 전 사단장 등 8명을 경찰에 넘긴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위법하게 회수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바로 그날 그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도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가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해 2명으로 혐의자 수를 줄인 과정에도 관여한 정황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특검팀은 이날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을 정치권에 제보한 바 있는 이관형 전직 해병도 참고인 신분으로 초청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은 앞서 이씨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측근 등 대화방 참여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 USB, 메모 등 압수물을 확보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공익제보 경위와 대화 내역을 면밀히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특검은 이씨 조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날 경우 참고인 신분을 피의자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검의 연이은 소환 및 증거 확보, 통화내역 분석으로 핵심 의혹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이 다시 쏠린다. 정치권은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싸고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를 놓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향후 특검팀 수사 결과와 국방부 내 구조적 개혁 논의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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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은#특검#채상병순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