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승 전설의 굳은 결심”…커쇼, 다저스 마운드 작별→포스트시즌 진심 예고
다저스타디움의 파란 의자와 파도치는 응원 물결 사이, 커쇼의 마지막 기자회견은 담담함보다는 벅찬 여운을 남겼다. 포수 마스크 너머로 쏟아지던 지난 18년의 기억, 그리고 마지막 시즌을 선언하는 눈빛엔 강한 용기와 아쉬움,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까지 모두 담겼다. 팬들은 커쇼의 한마디 한마디에 숨을 죽이며, 야구가 전해주는 진짜 작별의 의미를 곱씹는 시간이었다.
클레이튼 커쇼는 19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공식 은퇴 결정을 발표했다. 아내와 자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 끝에 내린 결론임을 밝히며 “은퇴를 결심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지난 한 달간 팀 동료들과 로버츠 감독에게 먼저 뜻을 알렸고, 이날 공식적으로 커리어의 마침표를 시사했다.

커쇼는 2008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다저스에서만 18시즌을 뛰었다. 총 452경기 등판, 2천844⅓이닝, 222승 96패, 평균자책점 2.54, 그리고 3천39탈삼진이라는 빛나는 기록을 남겼다. 사이영상은 2011년, 2013년, 2014년 세 번 수상했고, 2014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2020년·2024년 월드시리즈 우승의 에이스로 기억되며, 한 팀에 모든 것을 바친 원클럽맨의 가치를 증명했다.
올 시즌에도 커쇼는 부상 복귀 후 20경기 10승 2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여전한 기량을 보여줬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는 시대 최고의 투수”라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당연히 포함될 예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2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 이후에도 포스트시즌까지 팀과 함께할 전망이다.
다저스는 현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지키고 있어, 커쇼의 마지막 가을야구 등판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커쇼의 마지막 불꽃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도전에 어떤 변곡점이 될지 야구계의 시선이 쏠린다.
기자회견장에서는 가족의 이름이 자주 언급됐다. 커쇼는 “이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소박한 바람도 전했다. 로버츠 감독 역시 “커쇼와 함께한 10년은 큰 행운이었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한 시대의 마운드를 밝혔던 커쇼의 마지막 도전과, 그가 남긴 유산은 오랜 시간 야구팬들에게 회자될 전망이다.
한 경기, 한 시즌, 그리고 한 인물의 끝에서 나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다저스타디움 그라운드는 묵직한 침묵과 응원으로 커쇼의 새로운 여정을 축복했다. 커쇼의 운명적인 마지막 스토리는 20일 다저스와 자이언츠와의 홈경기, 그리고 곧이어 시작될 포스트시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