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은 가만히 있으라”…박은정, 나경원 권위주의 발언에 정면 비판
초선 의원의 발언권을 둘러싸고 국회가 또다시 격랑에 휩싸였다. 9월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발언이 불거지면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과 야권 초선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 간 충돌이 고조되는 가운데, 법사위를 둘러싼 권위주의 논란과 세대 간 정치 갈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의 시발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박은정 의원을 향해 한 발언이었다. 박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초선이면 조용히 하라?’라는 권위주의적 발상과 정신세계가 놀라울 따름”이라며 “내란을 옹호하고 탄핵 반대의 선봉장이었던 5선 의원이 법사위 간사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은정 의원은 국민의힘의 법사위 전략을 거론하며 “국민을 대표하는 선출직이 내란을 옹호한다면, 그런 자를 법사위 간사로 선임하겠다는 국민의힘의 의도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이어 “초선이면 어떻고 다선이면 어떻나, 국민 편익에 도움이 되는 민주시민의 대표로 정기국회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의원의 주장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즉각 가세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선 의원이나 되시니까 그런 말씀을 하시나 보다”며 “초선이니까 조용히 하라고 하는 발언에 권위주의가 배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선 동료 의원에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일반 국민을 대할 때의 태도를 생각하면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나 의원이 또 한 번의 흑역사를 만든 게 아닌가 싶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망언”이라고 평가하며, 특히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나서서 이 발언을 규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 역시, “국회의원은 군번도, 병과도 없다. 다 똑같다”며, 5선 의원의 권위주의적 태도에 쓴소리를 던졌다. 박 의원은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 ‘빠루 사건’을 언급하며 “그래서 같이 얘기하자 했더니 나갔다”고 회의 상황을 전했다.
국민의힘은 나경원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을 두고도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그 과정에서 발생한 “초선 무시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반발이 이어졌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 끝에 집단 퇴장으로 맞섰다.
결국 나경원 의원의 한 마디를 기점으로 국회는 세대·의원 경륜을 둘러싼 갈등과 권위주의 논란에 휩싸이며, 법사위 운영 및 여야 대립에 새로운 거센 파고가 예상된다. 이날 국회는 초선과 다선, 여야 모두 치열한 공방을 거듭했고, 정치권은 초선 의원들의 존재감과 발언권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논쟁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