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스스로 로봇을 가르친다”…구글 딥마인드, 자가 학습 ‘탁구 로봇’ 공개에 파장
현지시각 21일, 미국(USA)에서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을 상징하는 ‘자가 학습 탁구 로봇’을 공식 공개했다. 이번 실험은 두 개 로봇팔이 탁구대 양쪽에서 랠리를 주고받으며 자체적으로 기술을 익히는 형태로, 인간 개입 없이 로봇이 경험을 통해 전략을 발전시키는 점이 주목된다. 자율 학습과 적응력이 중요한 미래 산업에서 AI 기반 자동화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딥마인드는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전문지 ‘IEEE 스펙트럼’을 통해, 이 독특한 탁구 로봇 실험의 상세 영상을 발표했다. 두 로봇팔은 각각 레일을 따라 움직이며 공을 즉각 받아치며 실시간으로 전략을 바꿔 랠리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8월 인간과 대결하는 탁구 로봇에 이은 이번 공개는, 인간 없는 완전 자가학습 구조의 진화를 보여준 것이다. 딥마인드 측은 “경험을 자체적으로 쌓으며 기술을 갈고닦는 시스템, 즉 로봇 스스로 실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번 랠리 실험에서는 바둑 AI ‘알파고(AlphaGo)’처럼, 로봇끼리 경쟁 구조를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한 로봇이 새로운 전략을 사용하면 상대 역시 변화에 따라 전략을 적응·개선하는 방식이다. 정밀 제어와 복잡한 물리 이해, 순간 판단이 모두 요구되는 탁구 종목의 특성상 로봇 상호작용과 자율 전략 습득에는 최적 환경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딥마인드는 로봇이 초반엔 단순 연습으로 시작해 점차 경쟁과 적응 단계로 나아갔음을 밝혔다. 다양한 샷과 예측 불가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실제 인간과 맞대결 실험도 시행했다. 비전 언어 모델(VLM) 기반 시각 분석과, 구글 AI ‘제미나이(Gemini)’를 통한 동작 코칭 방식까지 접목했다. 제미나이는 영상을 해석해 로봇의 미세한 움직임을 진단하고, 개선 방향을 실시간 제시하는 '코치' 역할을 맡았다.
파나그 산케티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수석 엔지니어는 “이런 자가 학습 로봇 기술은 제조업, 의료 현장, 가정 등 자율성과 환경 적응을 요구하는 모든 산업에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로봇 기술이 융합돼 실제 인간 삶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산업용 로봇의 학습 효율을 한층 끌어올리면서 미래 투자와 관심도 키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주요 외신들도 “AI가 로봇까지 가르치는 시대가 열렸다”(BBC), “구글 로봇, ‘알파고’로 대표되는 자가 경쟁 패러다임 구현”(뉴욕타임스) 등으로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상호작용과 자율 적응이 필요한 실제 산업 자동화에 신기원을 제시한 사례”라며, 초국경적 AI·로봇 협력과 규제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AI와 로봇 자가 학습 시스템의 발전이 글로벌 산업 지형을 어떻게 바꿀지 국제 사회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