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언더파 68타 완벽 마무리”…셰플러, 디오픈 제패→시즌 메이저 2승 감격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의 그린 위가 한순간에 환호로 물들었다. 마지막 퍼트가 홀컵을 가르는 순간, 셰플러의 침착한 미소와 관중들의 기립박수가 맞물렸다. 초록 잔디 위에서 펼쳐진 집념과 환희의 순간은 디오픈 트로피를 품에 안은 셰플러의 손끝에서 완성됐다.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에서 열린 2025 디오픈에서 셰플러는 최종 라운드 3언더파 68타,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의 존재감이 또 한번 빛난 대회였다. 셰플러는 1번과 4번 홀에서 과감히 리드를 잡았고, 8번 홀 더블보기 직후 곧바로 9번 홀 버디로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보였다.

버디 5개, 더블보기 1개를 남긴 이날 셰플러의 스코어카드는 안정감과 공격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해리스 잉글리시가 5언더파 66타의 맹타로 거세게 위협했지만, 4타 차 격차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고터럽은 3위(12언더파), 윈덤 클라크, 맷 피츠패트릭, 리하오퉁이 공동 4위(11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이번 우승은 셰플러의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다. 그는 5월 PGA 챔피언십 제패에 이어 2022년, 2023년 마스터스 정상 기록까지 메이저 우승 4회를 완성했다. 아직 US오픈 타이틀만 남겨두고 있어, 앞으로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에도 관심이 모인다.
셰플러는 올해 총 15개 대회에 출전해 13번 톱10에 들었고, 시즌 4승과 통산 17승을 보탰다. 디오픈 우승으로 310만 달러(약 42억 원)의 상금을 추가하며, 시즌 누적 상금 1,920만 달러, 3년 연속 2,000만 달러 돌파에 성큼 다가섰다. 무엇보다 타이거 우즈 이후 세계 1위 랭킹으로 디오픈까지 제패한 두 번째 선수라는 특별한 이정표를 세웠다.
준우승을 차지한 해리스 잉글리시는 임시 캐디와의 호흡 속에서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반면, 한국 임성재는 4오버파 75타로 공동 52위에 머물렀다. 올해 마스터스 공동 5위 이후 남은 세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는 아쉬운 마무리를 경험하게 됐다.
이번 디오픈 우승으로 셰플러는 시즌 올해의 선수상 경쟁에서도 로리 매킬로이를 앞지르며 더욱 유리한 입지를 다졌다. 골프팬들을 다시 한 번 환희로 물들인 그의 마지막 퍼트는, 세계 1위라는 이름을 상징처럼 굳히는 장면이었다.
비 내리는 북아일랜드의 그린 위, 셰플러는 침묵과 환호가 교차하는 시간을 품에 안은 채 또 한 번의 역사를 썼다. 디오픈의 감동은 오랜 여운처럼 남아, 또 다른 도전을 예고하며 골프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