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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모빌리티 경계 허문다”…현대차, 게임스컴서 콘셉트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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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모빌리티 경계 허문다”…현대차, 게임스컴서 콘셉트카 공개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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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술과 모빌리티의 융합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시장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독일 쾰른에서 24일까지 열리는 ‘게임스컴 2025’에서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INSTEROID)’와 자체 개발한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을 공개했다. 게임쇼 현장에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직접 게임을 개발해 선보인 자동차 기업의 행보는 글로벌 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이번 행보를 ‘브랜드 경험의 확장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현대차의 게임스컴 참가는 단순한 마케팅 차원을 넘어선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와의 본격적인 소통 전략이다. 게임이 오락을 넘어 일상 문화로 자리잡으며, 브랜드와 고객 간의 몰입형 상호작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로블록스, 제페토 등 메타버스·게임 플랫폼에 자동차 체험 콘텐츠를 선보여 왔지만, 이번에는 국내 인디 게임사와 협업해 신규 콘셉트카에서 직접 영감을 받은 레트로 아케이드 게임을 자체 제작했다.  

이번에 공개된 게임 ‘인스터로이드 레트로 아케이드’는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의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을 반영했다. 게이머는 기본 차량 캐스퍼에서 시작해 조건을 달성하면 인스터로이드로 진화하고, 이후 실시간 생성되는 요소로 미션을 수행한다. 모든 게임 메커니즘과 요소들이 현대차의 브랜드 서사, 콘셉트카의 특성과 긴밀하게 연결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빠른 기록의 게이머 캐릭터를 실제 게임 내 반영하는 등 양방향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인스터로이드는 캐스퍼 EV를 기반으로, 크기와 형태에 변화와 게임적 디자인(윙 스포일러, 휠 아치 플랩 등)이 가미됐다. 차명도 ‘INSTER’와 ‘steroid’의 합성으로, 성장·진화라는 게임적 콘셉트를 담았다. 차 안에는 마이클 조던의 등번호(23)처럼 상징적인 숫자를 숨긴 ‘더 부스트’ 캐릭터 등 이스터에그도 더해, 게이머의 몰입을 유도한다.  

 

현장의 아케이드 게임은 부산 캐스퍼 스튜디오와 글로벌 모터쇼, 이벤트에 활용 중이며, 오는 9월엔 현대차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온라인 무료 배포도 예정돼 있다. 모든 기기에서 URL로 접속하면 즉시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점도 IT 플랫폼 전략의 일환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점차 게이미피케이션(게임 요소 적용)을 통한 차세대 마케팅, 브랜드 경험 강화에 나서고 있다. 유럽과 북미 제조사들도 VR·게임 플랫폼 협업, 자체 게임 출시 사례를 늘리며,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이번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제품 중심 마케팅에서 벗어나, 게임 내 서사와 기술 체험을 결합한 브랜드 경험 전략에 있다. 특히 “게임과 자동차의 경계가 사라지는 융합이 글로벌 산업 판도를 잰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지속적인 게임 기반 콘셉트카 출시, 온라인·오프라인 통합 플랫폼 전개 등 자동차-IT 융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기술의 진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 규범 수립과 디지털 소통 전략의 경쟁이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시도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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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게임스컴#인스터로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