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버디쇼”…임성재, 메모리얼 20위→역전 톱10 꿈 다시 쓴다
짙은 초록빛 페어웨이 위에서 임성재는 다시 한 번 자신만의 루틴을 되새겼다. 바람 결과 잔디의 촉감, 미세한 힘의 조절까지 감각 한 끝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PGA 투어의 무대에서 그는 차분함을 무기 삼아 순위를 지켜냈다. 압박과 기대가 교차하는 긴장 속에서도 임성재의 표정에는 시즌 네 번째 톱10을 향한 단단한 의지가 읽혔다.
1일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에서 진행된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 결과, 임성재는 버디 두 개와 보기 세 개를 기록하며 1오버파 73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세 라운드 합산 2오버파 218타라는 기록으로 공동 20위에 이름을 올렸고, 2라운드까지의 18위를 소폭 내줬지만 여전히 상위권 진입의 불씨를 남겼다. 23위로 출발했던 첫날부터 한결 같이 20위권을 유지하며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임성재는 3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핀 곁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5번 홀 파5에서도 과감한 공격 끝에 또다시 타수를 줄였다. 하지만 10번 홀부터는 미세한 오차가 곧바로 세 개의 보기를 부르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경기 내내 침착함을 잃지 않았던 임성재의 몸짓에는 쉽지 않은 핀 위치와 변화무쌍한 바람이 녹아 있었다.
함께 출전한 김시우는 버디 두 개와 보기 네 개로 2오버파 74타를 적었으며, 합계 5오버파 221타로 공동 31위에 머물렀다. 한편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이날 버디 네 개를 쓸어담으며 4타를 줄였고, 총 8언더파 208타 단독 선두를 굳혔다. 이어 벤 그리핀(7언더파), 닉 테일러(5언더파)가 각각 2, 3위에 자리했다. 셰플러는 최근 메이저를 포함해 시즌 세 번째 우승을 노리는 중이다.
최종 라운드를 앞둔 메모리얼 토너먼트의 페어웨이 위에는 또 한 번 예측 불가의 하루가 펼쳐질 전망이다. 임성재가 마지막 힘을 끌어올려 톱10 경쟁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필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하루를 견뎌낸 선수의 무게. 잔디 위에 남겨진 그 흔적은 스포츠가 건네는 묵직한 위로와 희망이 돼 흐른다.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에서 열린 메모리얼 토너먼트는 4라운드 경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