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역전승”…호주, 사우디 제압→6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환호가 가득 찼다. 위기의 순간을 딛고 호주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티켓 앞에서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역전골이 터진 순간, 호주 벤치와 응원단은 감격에 휩싸였다.
토니 포포비치 감독이 지휘하는 호주 축구대표팀은 11일 새벽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C조 10차전을 펼쳤다. 상대는 개최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는 이날 2-1로 승리하며 본선행을 확정했다.

경기 초반, 호주는 전반 19분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흐만 알아부드에게 첫 골을 내주며 고전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조급함 없이 침착하게 흐름을 되찾으며, 전반 42분 미치 듀크의 패스를 받은 코너 멧커프가 날카로운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경기의 흐름은 단숨에 호주 쪽으로 기울었다. 후반 3분, 마틴 보일의 프리킥을 미치 듀크가 머리로 연결하며 역전 결승골을 기록했다. 거센 사우디의 반격이 이어졌지만, 후반 40분에는 페널티킥 위기도 있었다. 호주 골키퍼 매슈 라이언은 사우디 공격수 살렘 알다우사리의 슈팅을 날카롭게 막아냈고, 일순간 정적이 흐른 경기장엔 곧 믿기 힘든 환호가 다시 터져 나왔다.
5승 4무 1패(승점 19)라는 성적으로 조 2위를 확정하며, 2006 독일 대회 이후 6회 연속이자 통산 7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했다. 선제 실점 후 역전극, 위기 직전 골키퍼 선방 등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이어진 경기였다. 감독 포포비치는 경기 후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아 본선행이 가능했다. 이 결과가 앞으로 더 큰 동기를 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역전패를 당한 사우디아라비아는 4차 예선 진출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날 A조에서는 북한이 이란에 0-3으로 패하며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아시아 조별 예선에서 조 1, 2위 팀이 본선에 직행한 가운데, 호주는 일본에 이어 C조 2위 자리를 지켰다.
힘겨웠던 순간의 끝에서 웃음이 피어나고, 패자의 망연함 위로 박수와 노래가 오래 남았다. 경기의 열기와 꿈이 머문 밤, 6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이룬 호주의 이야기는 오늘도 응원의 장면 위에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