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구명로비 수사 본격화”…이명현 특검, 윤석열·김건희 실체 규명에 속도
정치적 격돌이 해병대 순직 사건을 둘러싼 이명현 순직해병특검의 전방위 수사로 번지고 있다. 이명현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 등 정점 인물들과 대통령실 외압 의혹 및 구명로비 연루 사실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정치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명현 특검팀은 7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2023년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대통령실 관여 가능성을 집중 조사했다. 특검은 ‘VIP 격노설’—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보고를 받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뒤 수사 방향에 개입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았다.

실제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실 명의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김 전 사령관에게 경찰 이첩 보류와 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은 이를 ‘수사 외압’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의 진술을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며, 박 대령이 항명죄를 피하기 위해 꾸며낸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김 전 사령관에게 대통령실 및 국방부로부터 받은 지시의 구체적 내용과 함께 전해진 윤 전 대통령의 ‘격노’ 발언과 관련된 경위 등을 자세히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가속화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초기 수사에서 혐의자로 지목됐다가 이후 외압 언급과 함께 혐의가 제외된 바 있다.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는 발언이 드러나면서 구명로비 정황에 따른 특검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특검팀은 임성근 전 사단장, 이종호 전 대표는 물론,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호종 씨 등 관련자들을 비공식 면담하는 등 김 여사 연루 의혹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수사력 집중이 예고된 만큼 현직 대통령 부부가 순직해병특검의 소환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검팀의 행보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특검 수사가 ‘정치적 표적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야권과 시민사회는 투명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특검 수사가 대통령실·여권의 도덕성 위기와 직결될 수 있다”며 정국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국회와 각 정당은 특검 수사 방향 및 주요 인물 소환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정치권은 VIP 격노설과 구명로비 의혹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 양상을 띠고 있다. 특검팀은 핵심 인물 조사 후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에 대한 신병조사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향후 수사 및 정국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