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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행 권유”…김신지, AS로마 도전→여자축구 세대교체 향한 각오
스포츠

“유럽행 권유”…김신지, AS로마 도전→여자축구 세대교체 향한 각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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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디에서는 담담한 미소가 번졌지만, 그 안에는 프로선수로서의 무게가 깊게 배어 있었다. 낯선 유럽에서 보내는 시간은 혼란과 고독의 연속이었으나, 김신지에게 남은 것은 성장에 대한 갈증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였다. 익숙한 환경을 떠나 세계 무대에 섰을 때 그녀의 진짜 축구 인생이 시작됐다.

 

2024년 2월, 미드필더 김신지는 포항여전고와 위덕대를 거쳐 이탈리아 세리에A의 AS로마에 입단했다. 김신지는 새로운 유럽 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생소한 언어와 문화뿐 아니라, 매주 이어지는 치열한 경쟁의 흐름에 스스로를 끊임없이 몰아넣었다. 경기 기회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녀는 자신만의 속도로 피지컬과 위치선정, 동선, 한 박자 빠른 판단력을 끊임없이 연마해왔다고 밝혔다.

“유럽행 권유”…김신지, AS로마 도전→여자축구 세대교체 향한 각오
“유럽행 권유”…김신지, AS로마 도전→여자축구 세대교체 향한 각오

특히 입단 초반의 부상 이후 로마 유니폼을 입고 공식 경기를 1차례만 소화했지만, 김신지는 성장의 가치를 더욱 깊게 새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힘든 점이 많지만 어려움 속에 얻는 것이 크다. 빠른 경기 리듬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고, 더 똑똑하게 움직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현장에서의 치열함을 실감하게 했다. 유럽 선수들의 경쟁심과 승리 욕구, 그 속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팀 내 경쟁은 김신지의 축구 인생에 새롭고 강렬한 자극을 주고 있었다.

 

실제로 AS로마는 2023년 9월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김신지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질에 주목해 영입을 추진한 바 있다. 경기보다는 훈련에서 더 큰 영감을 얻는다고 밝힌 그는, 더 강한 선수들과 부딪히며 축구의 본질적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주축인 지소연, 김혜리 등이 3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 김신지와 같은 신예들의 경험은 한국 여자축구의 변화와 세대교체의 장을 넓히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활약 중인 전유경, 유럽 무대를 꿈꾸는 박수정 등 또래들의 도전 역시 여자축구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신지는 “우리 세대가 언니들을 잇는 황금 세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한 ‘챔피언스리그의 무대에 서는 것’이라는 꿈을 품고 더 넓은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2024-2025시즌 AS로마는 리그 3위를 기록하며 유럽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새로운 도시와 팀에서 쌓아 올린 시간, 그리고 유소년 시절부터의 꿈이 뒤섞여 김신지의 마음엔 오직 성장만이 남았다. 유럽 정상급 대회 진출이라는 여정을 앞두고, 그의 도전은 한국 여자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사다리가 될 전망이다. 빗줄기처럼 쏟아지는 사건들 속에서 그녀가 건네는 다짐은, 여전히 무거운 축구공보다 가볍고도 묵직하다. 김신지의 이야기는 여자축구 세대교체에 대한 질문과 희망을 남기며, 2024-2025시즌 AS로마의 챔피언스리그 도전과 함께 조용한 울림을 던지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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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지#as로마#여자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