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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업, 무역전쟁 속 1.4% 성장”…민영·외자 활약에 첨단산업 질주→디플레 불안 여전
국제

“중국 공업, 무역전쟁 속 1.4% 성장”…민영·외자 활약에 첨단산업 질주→디플레 불안 여전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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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봄은 만만치 않은 바람 속에서도 조용히 도래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라는 긴장된 외부 환경, 그리고 국내에서 불어오는 디플레이션의 차가운 공기를 견디며, 중국의 공업 부문은 올해 들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2025년 4월 말까지 누적된 공업 기업의 이익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4% 증가했다는 국가통계국의 발표는, 첨단산업의 역동성과 민영·외자기업의 끈질긴 생명력을 새삼 일깨운다.

 

올해 1~4월, 중국 공업 기업의 이익은 총 2조1,170억2천만위안, 약 402조 원에 다다랐다. 매년 2천만위안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중대형 기업들이 집계 대상이다. 눈여겨볼 점은 3월에 들어서면서 회복세가 가속됐다는 것이며, 4월 한 달간 이익 증가율은 3.0%로 높아졌다. 회복의 중심에는 민영기업과 외자계, 그리고 홍콩·마카오·대만 투자기업이 있었다. 민영기업의 이익은 4.3% 늘어 5,706억8천만위안(약 108조3천억 원). 외자 및 관련 기업도 2.5%의 성장으로 5,429억2천만위안(약 103조 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국유기업은 7,022억8천만위안(약 133조3천억 원)으로 4.4% 감소해, 국유와 민간 경제의 명암을 그대로 드러냈다.

중국 1∼4월 공업이익 1.4%↑…민영·외자기업 성장세 지속
중국 1∼4월 공업이익 1.4%↑…민영·외자기업 성장세 지속

산업별로 들여다보면 약동하는 영역과 쇠락하는 업종이 나뉘었다. 농·식품가공업(45.6%), 바이오제조업(24.3%), 첨단 항공기 제조업(27.0%)이 유독 큰 폭의 신장률을 보였고, 특히 반도체·전자산업은 투자자와 정책 당국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반도체부품전용설비제조업의 이익은 무려 105.1%나 치솟았으며, 집적회로(42.2%)와 스마트카 설비(177.4%), 무인항공기(167.9%) 등 중국 제조업의 미래를 여는 문이 크게 열렸다. 그러나 자동차(-5.1%), 석탄채굴(-48.9%), 화학제품(-4.4%)과 같은 전통 산업은 하락의 음영이 깊다.

 

내부의 움직임과 별개로, 외부 세계의 시선과 전망은 여전히 경계와 기대 사이에서 흔들린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미중 무역전쟁 하에서 중국의 회복탄력성을 인정하면서도, 디플레이션이 실물 경제에 드리우는 그림자와 내수의 미진한 반등, 국제 공급망 변화 같은 구조적 과제에 고개를 기울인다.

 

위웨이닝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견조한 회복세는 중국 산업의 저항력”이라고 진단했지만, 내외부 변동성, 내수 부진, 물가 하락이 결코 쉽지 않은 미래를 예고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실제 4월 말 기준 미수금은 전년 대비 9.7%나 늘었고, 재고는 3.9% 증가해 구조적 조정의 길이 멀었음을 보여준다.

 

현재 중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삼중고, 즉 미·중 무역갈등, 경기 하방 압력, 장기적 물가 하락을 직시하고 있다. 수요 촉진과 산업 구조 개혁, 첨단산업 중심의 미래 산업 육성이 다시 한 번 외교·경제 양면에서 열쇠로 부각된다. 국가통계국 역시 2분기 이후 시장의 이익 회복과 산업 변혁 추이가 중대한 주제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중국 제조업의 성장과 한계, 그리고 세계 경제의 상호작용은 당분간 복합적 리듬을 이어갈 전망이다. 복원력을 자랑하는 신산업의 도약과 더딘 내수 진작 사이, 중국 경제는 새 이정표를 앞에 두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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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민영기업#공업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