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침묵 속 기로에 선 손흥민”…토트넘 거취 불확실→아시아 투어 후 결단 주목
막이 오르기 전의 텅 빈 그라운드. 손흥민을 둘러싼 토트넘 홋스퍼의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무겁다. 프리시즌 투어에 동행하며 복잡한 표정으로 벤치에 앉은 손흥민은, 환호와 불안이 공존하는 소용돌이 한복판에서 자신의 행보를 조용히 고심하고 있다. 팬들의 기대와 걱정, 그리고 언론의 시선까지 모두 겹친 시간이다.
손흥민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7월 19일 레딩과 프리시즌 첫 경기 이후 더욱 짙어졌다. 경기 도중 손흥민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몸 상태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트넘은 해당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지만, 주장 손흥민의 경기력에 대한 현지 평가와 팬들의 걱정이 동시에 쏟아졌다.

현재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 기간은 단 1년 남았다. 현지 언론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손흥민이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뉴캐슬전 등 아시아 투어에서 제외되면, 토트넘은 투어 수익의 75% 혹은 경기에 미출전할 경우 50%를 받을 수 없게 되는 조항이 부각되고 있다. 손흥민의 출전 여부가 단순한 전력 외적 의미까지 갖게 된 셈이다.
토트넘 구단 내에서는 즉각적인 거취 결정을 미루며 신중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다니엘 레비 회장과 신임 토마스 프랭크 감독 모두 8월 이후 논의를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과의 대화는 5~6주 뒤에 하자”고 직접 밝혔다. 이와 함께 구단 내부에서도 프리시즌이 끝난 8월 초쯤 구체적인 논의가 재개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손흥민을 향한 해외 구단의 관심 역시 계속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튀르키예, 미국 구단들이 거센 구애를 보내고 있지만, 당장 남은 계약 기간과 몸 상태, 그리고 아시아 투어 등 다양한 일정이 변수로 작용한다. 국내외 팬들은 손흥민이 트로피를 들어 올린 레전드라는 상징성에 기대를 거는 한편, 마지막까지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하길 바라는 기류도 적지 않다.
토트넘이 아시아 투어를 모두 마치고 영국으로 복귀하는 8월 초, 손흥민의 운명은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최종 선택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시즌 개막 직전까지도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관중석 곳곳에서 쏟아지는 응원과 우려, 선수단 내에서는 조심스러운 말들이 오간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이 시간, 손흥민의 결정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은 이번 여름 축구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