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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불확실성 거센 파고”…국내 휘발유·경유값 4주째 하락 → 환율까지 변수로 부상
국제

“국제유가 불확실성 거센 파고”…국내 휘발유·경유값 4주째 하락 → 환율까지 변수로 부상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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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유소 거리에는 이른 아침부터 묵직한 정적이 흐른다. 유류 가격 안내판에서 휘발유와 경유 값이 한층 낮아진 숫자로 바뀔 때마다, 생활의 고단함 틈새로 번지는 안도감 역시 잠시 스며든다. 6월의 햇살 아래,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의 집계로 드러난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629.8원으로, 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L당 1,700.3원으로 주춤 했지만 여전히 전국 최고점을 지켰고, 대구의 가격은 1,591.8원까지 내려가 그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브랜드별로도 온도차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SK에너지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은 1,639.7원으로 최상위권에 머물렀으나, 알뜰주유소에서는 1,598.1원까지 내려와, 7개월 만에 1,500원대 가격을 국민들에게 허락했다. 경유 역시 내려가는 곡선 위에 있다. 평균 판매가격이 전주와 견주어 4.5원 떨어지며, 1,493.5원으로 기록됐다.  

주유소 휘발유·경유값 4주 연속 하락…다음 주도 하향세 전망
주유소 휘발유·경유값 4주 연속 하락…다음 주도 하향세 전망

국제 시장의 흐름은 결코 평온하지 않다. 미국과 이란 간 진전 없는 협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휴전의 지연, 그리고 캐나다 산불이 야기한 원유공급 차질 우려까지, 세계 유가는 복합적인 압력 앞에서 꿈틀거린다. 그럼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7월 증산량 확대 검토와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전망은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가격 변동의 심연에는 국제 원유 거래지인 두바이유가 있다. 두바이유의 최근 가격은 전주 대비 0.06달러 오른 64.2달러로, 국제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 가격도 각각 0.2달러, 1.2달러씩 소폭 올라 마치 곧 닥칠 변동성의 전조처럼 읽힌다. 다만, 국제 유가 변화가 2~3주가 지난 후 서서히 국내 유가에 반영되는 특성상, 당장의 가격에는 아직 완연히 스며들지 않은 분위기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제품가 약세와 원화 강세가 맞물려 “다음 주도 국내 유류 가격은 하향 안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상의 가장자리를 맴도는 국제 정세와 환율 변동, 산유국들의 결정이 국민 삶의 온도까지 서서히 바꿔놓고 있다. 유류값 하락이 전하는 짧은 숨고르기는, 경제회복에 대한 희망과 더불어 어딘가 아득한 긴장의 그림자도 드리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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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두바이유#대한석유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