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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 벽에 막혔다”…한국, 중국에 71-79 패→아시아컵 4강행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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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 벽에 막혔다”…한국, 중국에 71-79 패→아시아컵 4강행 무산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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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다의 밤, 사우디아라비아 실내체육관을 채운 열기는 금세 침묵으로 바뀌었다. 8년 만의 4강 진출을 노렸던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도전이 막을 내린 순간, 코트 위에선 아쉬움과 아득한 희망이 교차했다. 단 하나의 슛, 단 하나의 리바운드가 간절하게 다가오는 시간 속에서 선수들의 투혼만큼은 빛을 잃지 않았다.

 

한국은 14일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8강전에서 중국에 71-79로 패하며 8강에서 대회 여정을 마쳤다. 경기 초반부터 중국과 대등한 리바운드 싸움을 펼쳤지만, 외곽포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 한국의 3점슛 성공률은 고작 12.5%에 머물렀고, 특히 3쿼터 이후부터 중국의 장신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제공권을 장악했다.

“3점슛 12.5% 부진”…한국, 중국에 71-79 패하며 8강 탈락 / 연합뉴스
“3점슛 12.5% 부진”…한국, 중국에 71-79 패하며 8강 탈락 / 연합뉴스

경기 내내 대표팀은 빠른 패스와 쉼 없는 움직임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이현중과 여준석이 패기를 더했고, 김종규 등 베테랑들은 경험으로 중심을 잡았다. 하지만 중국의 스위치 디펜스와 높이에 슛 찬스를 번번이 차단당했고, 한 번 흐름을 빼앗긴 뒤에는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안준호 감독은 "중국의 장신 벽에 제공권을 내줘 경기 흐름을 가져올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감독은 "선수들은 원팀 코리아 정신으로 코트에서 최선을 다했고, 주어진 미션을 온전히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 전부터 세대교체를 선언하며 평가전을 치른 대표팀은 젊은 피와 노장의 조화 속에 새로운 색을 입혀갔다. 김종규 또한 "주축 후배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많았는데, 내가 더 보탰어야 해 아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여섯 번째 아시아컵 출전을 기록한 김종규는 "이번이 마지막인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관중석에서는 마지막까지 대표팀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팬들은 승부의 아쉬움 속에서도 대표팀의 투지와 변화에 박수를 보냈다. 안준호 감독은 "어떤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겠다. 한국 농구의 주체는 팬이다"라며 미래를 향한 각오를 내비쳤다.

 

이번 패배로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8년 만의 아시아컵 4강행 도전은 일단 멈췄다. 그러나 무거운 발걸음 뒤에도 남는 것은 힘겨운 오늘을 버텨낸 선수들과 관중의 믿음이었다. 2025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에서는 세대교체의 신호 속에 농구 대표팀의 새로운 이야기가 잠시 숨을 고르며, 다음 대회 일정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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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자농구대표팀#안준호감독#김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