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벌 메기, 수직 암벽 집단등반”…브라질 강에서 번식 행동 첫 목격
수직 암벽을 집단으로 오르는 호박벌 메기의 모습이 학계에 처음으로 포착됐다. 브라질 아마존 일대에서 촬영된 해당 현상은 번식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집단 이동 행동으로 해석되며, 희귀종의 군집 생태와 환경 적응능력에 대한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연구진은 이번 사례를 ‘어류 행동연구 패러다임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마투그로수두술주 연방대 마누엘라 마리뉴 교수팀은 최근 저널 ‘어류생물학’에, 몸길이 9cm 미만의 호박벌 메기(리아코글라니스속)가 마투그로수두술주 아퀴다우아나 강 인근에서 수천 마리 규모로 4m 높이의 젖은 폭포 암벽을 집단 등반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이 메기는 아마존과 오리노코 등 남미 대하천 유역에서 극소수만 서식하는 오종으로, 행동 연구 사례가 극히 드물다.
기존 담수어류 연구에서 연어나 뱀장어 등의 회귀행동이나 장애물 극복은 널리 조사됐으나, 체구가 작은 메기류가 수직 암벽 등반에 성공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파악된다. 등반 과정의 핵심 기술은 꼬리와 지느러미를 주기적으로 펼쳐 추진력을 얻고, 복부와 암벽 사이에 음압을 만들어 일시적으로 점착하는 방식이다. 이는 주로 도약과 흡착력을 이용한 기존 어류장애물 극복 메커니즘보다, 집단적 상호작용(타 개체 밟기 등)과 환경 적응 폭이 넓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이례적 거동은 산란기의 집단 번식이동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분석된다. 관찰 시점이 건기 후 첫 비가 내리는 11월에 집중됐으며, 행동 대다수는 성체 암수 개체에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급격한 수위 상승 등 외부 환경 변화가 대규모 이동 유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어류생태계 연구에서는 기존에 연어나 은어처럼 강을 거슬러 오르는 어종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번 호박벌 메기 집단행동은 종 다양성과 환경 적응 스트레스에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비교적으로, 유사한 암벽 등반 현상이 보고된 사례는 일본 담수어류 일부와 하와이의 고비(Goby) 종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비슷한 이동행동의 유전적·생리적 조절기전은 제한적으로 파악돼 왔다. 전문가들은 메기류의 행동 다양성이 앞으로 유전자 활성 신호, 환경 요인 분석, 보전정책 등 다양한 연구에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누엘라 마리뉴 교수는 “연어와는 달리 메기가 집단으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번식지를 찾아 움직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생태적 발견이며, 가뭄 등 극심한 환경변화 조건에서 어떻게 종이 보존되는지를 탐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와 연구계는 이 현상이 기후변화와 담수 생태계 적응 전략 연구 분야에서 적용될 수 있을지 계속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