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강진에 800명 이상 사망”…아프간, 대규모 인명 피해와 구조 난항
현지시각 1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르하르주 잘랄라바드 인근에서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해 사망자가 8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도 2,500명에 달했다. 한밤중에 발생한 이번 지진은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한 쿠나르주와 낭가르하르주 일대를 강타했으며, 구조 작업이 이어지며 사상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번 비극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맞닿는 지진 다발 구역이라는 아프간 동부의 지정학적 맥락에서 비롯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GFZ)는 각각 이번 지진의 진앙과 규모, 깊이를 발표했다. USGS는 진앙을 북위 34.51도, 동경 70.73도, 깊이 8㎞로, GFZ는 북위 34.59도, 동경 70.80도, 깊이를 10㎞로 집계했다. 쿠나르주와 낭가르하르주 일대는 진흙 벽돌 주택 밀집 지역으로, 비교적 약한 진동에도 취약한 구조가 피해를 키웠다. 탈레반 정권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주요 사상자는 쿠나르주에서 발생했으며 낭가르하르에서도 인명피해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각지에서 의료진과 구조대가 긴급 투입됐으나, 산악지형과 붕괴된 도로, 열악한 통신 사정 등으로 신속한 구조와 지원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아프간 보건부 대변인 샤라파트 자만 아마르 역시 “여러 마을이 완전히 파괴됐으며, 아직 보고되지 않은 피해가 많다”고 우려했다. 구조진들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생존자를 수색하고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으나, 현장에서의 치료와 병상, 의료물자도 부족한 상황이다.
아프간 동부 지역은 최근에도 빈번한 지진 피해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 10월 서부 헤라트주 대지진에서만 약 2,000여 명이 숨지고 4,500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주거 환경이 취약하고 재난 대응 체계가 미비한 아프가니스탄의 특성상, 강진이 닥칠 때마다 대규모 인명피해로 연결되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이 만나는 접경 지역은 지각판 활동이 활발해 국제적 인도적 지원 필요성도 거듭해서 제기되는 곳이다.
현지 보건당국과 내무부는 정확한 피해 규모와 복구 필요 자원을 파악 중이나, 구조와 수색이 계속되는 동안 피해 통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 외곽과 산간 마을에서 추가 신고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제 구호 기관들의 긴급 지원도 호소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아프가니스탄의 의료 인프라 부족과 심각한 접근성 한계를 이번 사태가 다시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재해가 아프가니스탄 내전 후 취약해진 공공시스템과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부족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고 보고 있다. 향후 정확한 피해 규모가 집계됨에 따라 국제적 연대와 재난 복구 지원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의 실질적 이행과 인도적 지원 확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