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으로 국민통합 흔들려”…김민석 총리, 광복 80주년 ‘진정한 통합’ 강조
역사관 논란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다시 불거졌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광복 8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 회의에서 역사의 올바른 복원과 사회 통합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문하며 국정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정부와 광복회 간 갈등, 독립운동가 폄훼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위원회 출범은 현 정부의 새로운 통합 의지와 맞물려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민석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 8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1차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진정한 통합의 장,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는 문화적 기념비가 되는 광복 80주년 행사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총리는 “지난 3년 민주주의와 경제는 후퇴했다. 비상계엄은 최악의 정점이었다”며 “일제 강점기 미화, 독립운동가 폄훼로 역사도, 국민통합도 흔들렸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이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 진정한 통합을 시작할 시간이다. 그 기초는 올바른 역사, 올바른 가치”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의 인사를 계기로 불거진 윤석열 정부와 광복회의 역사관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민석 총리는 이종찬 광복회장에 대해서도 “광복회와 이종찬 회장님이 응당 받아야 할 존경을 훼손당하는 아픈 과정이 있었다”고 언급하며 “이 회장님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광복회가 상징하는 역사가 제자리로 복원돼 가는 시작의 자리를 함께했다는 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역사적 정통성 복원”을 통해 국민화합과 사회적 대타협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최근 진영 간 갈등 심화 국면에서 상호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우리 독립 투쟁의 정체성은 자주독립 국가, 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자유와 민주, 인권이 강물처럼 흐르고 기술과 문화가 들꽃처럼 피어나는 나라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광복 8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김 총리와 이종찬 회장 등 위촉위원 58명, 정부위원 13명으로 총 73명으로 꾸려졌다. 강새봄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 전순옥 전 국회의원,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위원회는 이날 위촉장 수여에 이어 기념사업 추진계획과 상징물, 홍보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슬로건 '빛나는 발걸음, 새로운 길'은 대한민국의 역량을 모아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룬다는 염원을 담았으며, 엠블럼 디자인 역시 한반도와 태극문양을 반영해 통합·화합의 의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아울러 위원회 결정 사항 이행을 위해 국무조정실장이 이끄는 ‘범부처협의회’와 ‘기념사업추진기획단’도 운영된다. 위원회는 앞으로 연계 가능한 추가 기념사업을 발굴해 조속한 종합계획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역사관 복원과 국민통합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며,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광복 80주년 행사가 대한민국의 정체성 재정립과 사회적 대화합의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