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 영장심사 6시간 40분 만에 종료”…구속여부 밤늦게 결정
정치적 충돌의 절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 특별검사팀이 법정에서 맞붙었다. 9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양측이 감정 서린 법리 공방을 벌이며 정국 긴장이 고조됐다. 심사를 마친 뒤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로 이동하자, 이제는 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장심사 결과는 밤늦게 또는 10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후 2시 22분부터 오후 9시 1분까지 6시간 40분 동안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심리했다. 심문 과정에는 두 차례 휴정(오후 4시 20분과 7시)이 있었으며, 윤 전 대통령은 외부 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윤 전 대통령은 심사 종료 후 '심경이 어떠냐'는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호송차에 올랐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박억수 특검보와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를 포함해 검사 10명이 심문에 참여했다. 특검팀은 178페이지의 PPT 자료와 300여 쪽 분량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윤 전 대통령의 혐의는 국무위원 계엄 심의 권한 방해, 대통령경호처 동원 체포영장 집행 저지 등 5개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김홍일 변호사를 필두로 7명이 나와 167페이지 분량 PPT와 68쪽 의견서를 통해 치열하게 반박했다.
법정에 직접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말미에 약 20분간 최후진술을 했다. 내란 특검팀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주요 쟁점에서 양측의 입장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며 오후 늦게까지 심사가 이어졌다. 통상적 절차를 살펴보면, 앞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심사는 9시간 17분이 걸렸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심사도 각각 8시간이 넘었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은 10시간이 넘는 영장심사를 받은 뒤 구속됐던 바 있다.
정치권은 구속영장 결과에 따라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윤 전 대통령은 즉시 구치소에 수감돼 최대 20일간 특검 조사를 받는다. 반대로 기각된다면 윤 전 대통령은 바로 석방돼 서초동 사저로 귀가하게 되며, 3주 만에 신병 확보를 노린 특검 수사에도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여야는 이번 영장심사 결과에 따라 진영별로 상반된 논평과 전략을 내놓을 전망이다.
전례에 비춰볼 때, 각 사건별로 심사 소요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이번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심사는 치밀한 심문과 짧은 최후진술 등 특이점을 남겼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향후 정국 대치구도를 뚜렷하게 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영장심사를 앞두고 국회 및 각 정당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구속영장 발부 시 국민 신뢰 회복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특검 쪽 입장과, “혐의는 모두 억지이며 무리한 구속 추진”이라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입장이 거세게 맞서면서, 파장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정가에서는 결과에 따른 검찰·특검 수사 향방과 내년 총선 정국 전개에도 직접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법원은 자정 전후로 구속 여부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으며,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긴장감 속에 심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