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민 웨이버 재공시”…LG, 연봉 조정 거부→결별 수순 급물살
이별의 수순은 어느새 현실이 돼 다가왔다. 연봉 조정에서 선수가 요구한 금액을 받아냈음에도, 구단의 최종 선택은 냉정한 결단이었다. 프로농구 창원 LG와 두경민의 동행은 결국 벼랑 끝에서 멈춰섰다.
LG 구단은 9일, 2025-2026시즌 연봉 합의에 실패한 뒤 KBL 재정위원회의 보수 조정 결과에도 반발하며 두경민의 웨이버 재공시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두경민은 규정에 따라 다시 한 번 자유계약의 기로에 서게 됐다. 앞서 재정위원회는 두경민에게 1억4천만원, 전성현에게 3억5천만원 등 선수 측 요구액을 전격 반영했지만, LG 구단은 두경민의 처우에 미온적인 태도를 이어갔다.

웨이버 공시는 선수의 요구액이 관철된 상황에서도 구단이 수용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을 때 최후에 취하는 조치다. 두경민은 과거 1998-1999시즌 김현국, 2019-2020시즌 박찬희에 이어 연맹 사상 네 번째로 보수 조정에서 요구액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합류한 두경민은 부상 여파로 정규리그 14경기 출전, 평균 15분 활용, 6.9득점과 3.1어시스트에 머물며 위상을 회복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직전엔 출전 시간과 몸 상태를 두고 코치진과의 갈등까지 겹쳤다.
2024-2025시즌 종료 후 LG는 이미 두경민을 웨이버로 공시했으나, 영입 의사를 밝힌 팀은 없었다. 그 결과 리그 최저 보수인 4천200만원을 제안했지만 두경민은 이를 거절하고 조정 절차를 밟았다. 이번 조정에서 요구액을 인정받았음에도 LG가 수용을 거부함에 따라 두경민은 다시 이적시장에 나오게 됐다. 웨이버 공시 이후 2주간은 타 구단의 영입 제의가 가능하지만, 앞선 사례를 보면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반대로 전성현의 경우 LG 구단은 조정위원회의 3억5천만원 연봉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성현은 기존 시즌 5억5천만원에 비해 크게 삭감된 2억8천만원 제안에 반발해 조정을 신청했고, 결국 선수의 뜻이 반영됐다. 고양 소노에서 이적한 전성현은 정규리그 37경기 평균 7.3득점, 3점슛 성공 1.8개를 기록하며 LG의 정규리그 2위에 기여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 나서지 못했다.
전성현은 최근 “LG가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데 저도 공이 있다고 보는데, 연봉 삭감이 과하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선수단이 소집되는 21일에는 전성현과 코치진이 직접 만나 대화로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LG 구단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갖기로 했다”며 내부 소통 의지를 강조했다.
한 여름의 이별 소식과 함께, 팀을 떠나는 마음과 남아 조직을 꾸리는 이들 모두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팬들 역시 변화의 소용돌이 앞에서 담담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KBL의 새 시즌, 두경민과 LG 구단의 선택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농구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