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금거북이·경회루 논란 소환”…이배용, 김건희 관련 특검 조사대 올라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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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을 지낸 이배용 전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측에 금품을 전달하고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6일 특검에 출석했다. 공직 인사 매관매직 논란이 정치권의 첨예한 대립을 불러오고 있는 가운데,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에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사무실에 출석한 이 전 위원장은 당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시작했으나, 특검팀은 신문 과정에서 피의자 전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는 이미 지난달 두 차례 소환 요구를 받았으나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한 바 있다. 특검은 윤석열 정권 초기, 이 전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측에 금거북이 등 귀중품을 건네며 공직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가 운영하는 요양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추정되는 당선 축하 편지까지 확보했다. 이에 따라 이 전 위원장이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을 받는 과정에 김건희 여사가 직접적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힘을 받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하고 2022년 9월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된 이 전 위원장은, 비서 박모 씨 등 관련 인물 조사 결과 조선 후기 문인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세한도’ 복제품을 김 여사에게 전달한 정황도 포착됐다. 특검팀은 해당 선물이 임명에 대한 ‘답례’였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배용 전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을 거친 대표적 역사학자지만, 임명 당시부터 교육계에서 친일 인사 옹호 및 역사관 논란으로“적절성 결여” 비판을 받았다.

 

경회루 방문 의혹 역시 핵심 쟁점이다. 2023년 10월,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경복궁 경회루를 김건희 여사가 이용할 때 이 전 위원장이 동행한 사실이 물증과 함께 드러났다. 해당 사건은 김 여사가 국가 유산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논란에 기름을 부었고, 사회적 비판을 불렀다. 김 여사는 지난해 9월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과 ‘차담회’를 한 사실도 확인돼, 특검팀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공직 인사 과정에서의 부적절한 금품 오고감과 영부인의 권한 사적 이용 논란을 두고 공방이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참고인 소환이 피의자 전환으로 이어질 경우, 정국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특검 사무실을 중심으로 탁상과 여론은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특검팀은 금거북이 전달 등 선물 경위와 경회루 동행의 실체적 진상을 심층 조사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향후 추가 소환과 증거 확보에 따라 정국 긴장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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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김건희#특검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