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충무동 피의 흔적만 남았다”…‘그것이 알고 싶다’, 연쇄범 의심 속 숨멎 충격→시청자 궁금증 증폭
차가운 불빛 아래 흐트러진 흔적들이 쌓인 부산 충무동의 밤,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가 스산한 현장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이끈다. 이정숙이 남긴 마지막 통화의 여운, 그리고 쓸쓸하게 흩어진 안경알 하나가 작은 가게 전체를 슬픔으로 적신다. 조용한 일상을 살아가던 여성의 평온은 단번에 파괴됐고, 검은 밤은 공포와 의문의 그림자로 짙어져만 갔다.
2004년 2월, 영업이 끝나기도 전에 들이닥친 범인은 가게를 고요한 공포로 가득 채웠다. 집기와 혈흔이 엉킨 현장에서 경찰의 수색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단 하나의 확실한 단서조차 남기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갔다. 지문과 DNA 모두 침묵한 채, 마지막 손님이 누구였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살아남은 흔적과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만이 골목을 감돌았다.

어둠을 한층 더 깊게 만든 건 두 연쇄살인범의 이름이었다. 노인과 여성 마사지사까지 스무 명을 연달아 살해한 유영철은, 황학동의 위조 비아그라 행각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범죄 이력을 남겼다. 경찰관을 사칭한 범행의 기묘함과 함께, 부산에서의 공백기가 그날의 사건과 은밀히 맞닿아 있었다. 수사팀은 “경찰처럼 위장해 단속하는 척하며 범행을 감췄다”는 단서를 토대로, 베일 속 범인의 실마리를 좇고 있다.
또 다른 미스터리는 영화 ‘암수살인’의 소재가 된 이두홍의 존재다. 같은 건물 나이트클럽에서 범행을 저지른 그의 과거와 더불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직접적인 자백이 밝혀졌다. 언론에는 하나의 줄로만 소개됐던 사건에 대해, 그는 “여주인을 죽였다”며 짧지만 결연한 문장으로 사건의 어둠을 드러냈다. 홧김에 저질렀다고 고백한 그의 말에선 설명되지 못한 연민과 차가운 비밀이 스며들었다.
남겨진 것은 범인을 알리지 않은 안경알과, 나직이 울리는 피해자의 마지막 목소리 뿐이다. 진실을 가로막는 검은 밤은 아직도 퍼즐로 남았고, 시청자들은 이번 방송에서 실체가 드러날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부산 충무동 성인용품점 사건의 미스터리를 조명하며, 오는 7일 오후 11시 10분 시청자 곁에 다가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