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 미술관으로 간다”…양주 실내 명소 찾는 발길 늘어
아침부터 부드러운 빗줄기가 도시를 적신다. 예전에는 흐린 날씨가 '집콕'의 이유가 되었지만, 요즘 양주 시민들은 오히려 실내에서의 여유를 즐긴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4일 경기 양주는 하루 종일 흐리고 간헐적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오전 10시 현재 기온은 26.6도, 체감기온 28.5도에 습도 역시 78%로 높다. 오후 11시부터 13시, 그리고 16시부터 18시에는 비가 예상된다.
자연스럽게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주말 나들이를 계획한 이들은 야외 대신 실내 명소에 관심을 돌린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는 빗소리를 들으며 현대미술을 감상하려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한 시민은 “비 오는 금요일, 미술관이어서 한가로이 전시를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고 느꼈다. SNS에는 미술관 풍경과 함께 ‘장마철 문화 나들이’ 해시태그도 눈에 띈다.

양주송암스페이스센터 역시 인기다. 실내 천체투영관과 우주과학 체험시설로 구성된 이곳은 아이들과 함께 우주를 탐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꼽힌다. 관계자는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최근 고객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수도권 장마가 본격 시작되면 매년 실내 체험관·전시관 방문객은 꾸준히 증가한다는 통계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날씨에 따른 실내 여가의 재발견'이라 부른다. 심리학자 박선영 씨는 “비 오는 날 기분 전환에는 외출 자체보다 감각에 몰입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도움을 준다”고 표현했다. 그러다 보니 미술관, 과학관, 도서관 등은 도심 속 휴식처로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있다.
커뮤니티에도 실내 명소 추천을 묻는 글이 많다. “아이와 우주 체험을, 혼자라면 조용한 전시 관람을”처럼 상황별 맞춤 팁도 이어진다. 평소 야외 활동을 선호하던 이들도 “장마 때마다 미술관 나들이가 새로운 일상이 됐다”고 고백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흐린 날, 잠시 우산을 내려놓고 미술관이나 천문대로 향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여름의 추억이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