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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에 월가 요동”…뉴욕증시, S&P500 상승 속 양극화 장세→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산
국제

“미중 무역합의 기대감에 월가 요동”…뉴욕증시, S&P500 상승 속 양극화 장세→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산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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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새벽, 화려하게 빛나는 거래소 전광판들은 글로벌 자본의 긴장과 기대를 더욱 짙게 수놓았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바람보다 낮게 굴러 떨어진 그 순간, 월가의 내부 메아리는 잠시 숨을 골랐다. 동시에 미중 고위 당국자들이 런던 회담에서 내민 90일 관세 유예와 무역합의의 뼈대가, 뉴욕 증시의 표정에 복잡한 잔상을 남겼다.

 

11일 오전, 뉴욕증권거래소의 종목들은 부드럽게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2,830.56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약간 뒤로 물러섰고, S&P500지수는 6,041.42를 찍으며 조용히 위로 걸음을 옮겼다. 나스닥지수 역시 19,750.46으로 소폭 오른 채, 기술주들의 잠재력과 불안을 동시에 품었다.

뉴욕증시 혼조 출발…S&P500 0.04% 상승, 5월 CPI 둔화·미중 무역 합의 영향
뉴욕증시 혼조 출발…S&P500 0.04% 상승, 5월 CPI 둔화·미중 무역 합의 영향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숨결을 더욱 예민하게 느끼고 있다. 5월 CPI 상승률이 0.1%에 머물렀고, 근원 지표 역시 흐름을 뒷받침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 글로벌 CIO는 “관세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지 않았고, 기업들은 예비 재고 활용과 수요 둔화 우려에 가격 인상 폭을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미중이 맞잡은 휴전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긍정적 신호를 던질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런던에서 타결된 미중 무역합의의 얼개는 세계 무역 질서에 잔물결을 만들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이 일부 재개되고, 미국은 첨단기술 수출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사이의 최종 합의만 남겨두고, 양국이 관세율을 새로 조율할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 55%부과 원칙 유지와 중국 유학생의 미국 유학 허용”을 아낌없이 강조했다.

 

시장 내부는 업종별로 분명하게 엇갈렸다. 헬스케어와 임의소비재, 부동산이 오름결을 탔지만, 소재와 산업 부문은 무겁게 내려앉았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들려준 양자 컴퓨팅의 미래 담론에 관련주들이 대폭 뛰었고, 게임스탑은 흑자로 돌아섰음에도 더 큰 투자 기대가 식으며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한편, 유럽증시는 유로스톡스50·독일 DAX·프랑스 CAC40이 나란히 소폭 하락했고, 영국 FTSE만이 소리 없이 상승 흐름을 보였다. 국제 유가는 WTI 66.19달러, 브렌트유 67.89달러로 방향을 틀며 탄탄한 수요 전망을 반영했다.

 

월가와 세계는 지금, 통계 지표와 무역합의의 묘한 균형 위에서 각자의 입장을 새긴다. 미중 대화 재개의 흔들림과 연준의 속도 조절 고민이 겹쳐지는 오늘, 세계 금융의 맥박은 한층 미묘한 파장으로 번지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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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미중무역합의#5월소비자물가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