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분 완승”…안세영, 인도네시아오픈 4강행→세계 8위 제압
잔잔한 긴장감이 자카르타 체육관을 감돌았다. 안세영이 첫 셔틀콕을 받아낸 순간, 코트 위 흐름은 단숨에 그의 것으로 돌아갔다. 38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그는 완벽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안세영은 6일 펼쳐진 2024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슈퍼 1000 인도네시아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8위 포른파위 초추웡을 세트스코어 2-0(21-11 21-10)으로 무력화했다. 경기 시작부터 특유의 날카로운 스매시와 정교한 드롭샷이 연달아 터졌다. 상대의 수비를 정확히 읽고, 한 박자 빠른 템포로 공격을 이어갔다. 1세트는 21-11, 2세트 역시 21-10으로 손쉽게 끝냈다.

이번 승리로 안세영은 초추웡과의 맞대결에서 11연승을 이어가게 됐다. 이번 대회 역시 안세영의 강점이 유감없이 드러났다. 앞선 32강과 16강에서도 각각 세계 12위 옹밤룽판과 소속팀 동료 김가은을 모두 2-0으로 제압하며, 현재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오랜만에 경기 감각이 올라와서 자신감 있게 임할 수 있었다. 남은 경기도 집중해서 꼭 우승까지 가고 싶다”며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관중들은 안세영의 이름을 연신 외치며 세계 1위의 포스를 체감했다.
지난해 결승에서 천위페이에 패해 아쉬움을 남겼던 인도네시아오픈.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정상 탈환의 꿈을 이어간다. 최근 싱가포르오픈 8강에서 천위페이에게 덜미를 잡히며 연승 행진이 멈췄지만, 이번 대회 연승 흐름을 만들어내며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
4강에 안착한 안세영은 결승 진출 시 천위페이와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까지 남아 있다. 배드민턴 팬들은 또 한 번의 명승부를 기대하며 시선을 모은다. 인도네시아오픈 4강전은 곧 치러질 예정이고, 안세영의 파죽지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날이 저문 자카르타의 경기장엔, 셔틀콕이 그렸던 궤적만이 남았다. 팬들의 응원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안세영의 여정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