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 우주공장 시대 연다”…정부, 2045년 미세중력 산업화 선언
저궤도 우주공장과 미세중력 실험이 한국 우주산업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우주항공청 주도로 2045년까지 우주공장 설치, 달 경제기지 건설, 독자적 유인우주활동 등 혁신 과제를 발표하며 국내 우주탐사의 전환점을 선언했다. 이는 단순 연구개발을 넘어 우주의 미세중력 환경을 이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본격 ‘우주 제조 산업화’ 시대를 겨냥한다. 업계는 이번 로드맵을 미국, 유럽 등 우주강국과의 기술 경쟁 속에서 ‘우주경제 영토 확장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우주항공청은 최근 제6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대한민국 우주탐사 로드맵’을 공식 심의 및 의결했다. 이 로드맵은 2045년까지 저궤도 우주공장, 달 착륙·기지 인프라, 미세중력 신산업, 유인 탐사 기술 등 5대 중장기 프로젝트와 기술개발 계획을 담았다. 미세중력은 중력이 지구보다 10만 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 우주 환경으로, 신약개발, 첨단소재 합성, 반도체 공정 혁신 등이 가능해 차세대 산업 거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이번 로드맵에서 밝힌 저궤도 우주공장 구축은 기존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달리 국내 독자 기술 기반의 우주 제조 클러스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주의학, 우주농업, 우주 소재 등 민간 중심의 신사업 실증과 상업화가 병행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유럽 등은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해 혈액제제, 희귀단백질, 고순도 반도체 생산에 착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저궤도 우주공장 기반을 갖추면 수입 의존형 소재·바이오산업의 체질 개편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달 탐사와 경제기지 인프라 확보도 로드맵 핵심이다. 정부는 자체 달 착륙·이동기술 개발, 달 자원 탐사·활용, 로봇·심우주 통신 인프라 구축 등을 2045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달의 극지 자원, 물 등 현지 자원 이용(ISRU) 기술, 달기지 내 생명유지 시스템 고도화, 달기지 망원경 구축 등은 우주강국들과의 협력 및 시장진출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태양 및 우주과학 분야에선 다지점 태양관측, AI 기반 우주환경 예보를 강화한다. 화성 등 행성 탐사를 위한 독립적 탐사선, 자율운용 시스템, 장기 유인생존기술 역시 국제 탐사 동맹에서의 위상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천체물리 부문에서도 초고감도·초고분해능 우주망원경·달기지 망원경 개발로 확보한 빅데이터를 기초과학·AI 융합 연구에 활용하게 된다.
정책적으로는 우주공장 운영을 위한 국제조약, 우주산업 규제·인증·안전 기준, 우주 자원 민간활용 허용 범위 등 현실적 제도정비가 요구된다. 로드맵 실현 과정에서 데이터보호, 국제 파트너십, 기술 표준화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로드맵을 토대로 우주경제 실현과 우주탐사 역량 강화, 신산업 발굴·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로드맵이 새 우주 생태계 주도권 경쟁의 시험대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