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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무거운 침묵 속 승복”…국민의힘, 깊은 실망감 표류→선거 패배 여운 짙어져
정치

“김문수 무거운 침묵 속 승복”…국민의힘, 깊은 실망감 표류→선거 패배 여운 짙어져

윤지안 기자
입력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안에는 차가운 적막마저 무겁게 내려앉았다.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를 예감한 김문수 후보가 새벽 어스름, 침묵 속에서 승복 선언을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당사에는 숙연함이 돌았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안철수, 황우여,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 등 주요 당직자와 선대위 관계자들이 한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조심스럽게 구내를 메웠다.

 

마치 시간마저 멎은 듯한 순간, 붉은 넥타이를 맨 김문수 후보가 연단에 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주머니 속에 미리 준비된 승복 선언문은 차분한 목소리로 짧게 읽혔고, 사무처 직원의 위로와 격려의 꽃다발도 그는 손을 내저으며 정중히 거절했다. 공식의례를 마친 김 후보는 한 사람씩 눈을 마주치며 담담하게 악수로 인사를 대신했고, 취재진마저 직접 찾아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김문수 무거운 침묵 속 승복…국민의힘, 깊은 실망감 표류→선거 패배 여운 짙어져
김문수 무거운 침묵 속 승복…국민의힘, 깊은 실망감 표류→선거 패배 여운 짙어져

이 같은 침묵은 전날 저녁부터 이미 감돌았다. 개표 상황실에는 주요 당직자들이 일찌감치 모여 출구조사 결과를 조용히 기다렸다. 김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안철수, 양향자, 김기현, 이정현 등 공동선대위원장이 서로 눈인사만 주고받았고, 손학규 전 대표도 양복 차림으로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대형 TV 모니터만 바라봤다. 그리고 오후 8시, 김문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오차범위를 크게 넘어선 12.4%포인트 차로 밀렸다는 방송사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회의장은 짙은 한숨과 고개짓만이 흐를 뿐이었다.

 

최근 지지층 속 '골든 크로스' 기대는 며칠 새 사그라들었고, 결과 앞에 마주한 국민의힘의 실망감은 누구의 탓도 없이 조용히 번졌다. 누군가는 고개를 숙였고, 누군가는 화면을 외면하며 현실을 곱씹었다. 출구조사 발표 10분 만에 주요 인사는 자리에서 떴고, 남은 이들은 허탈한 마음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주요 방송 인터뷰를 통해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나오는 결과가 충격적으로 다가온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만큼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전파될 기회가 적었던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당내 혼란과 갑작스런 선거 구도가 패인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번 패배를 계기로 내부 수습과 미래 전략 재점검에 고심을 더할 전망이다. 국회와 정치권 또한 이번 선거 결과가 남길 파장과 여론 추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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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국민의힘#대통령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