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의 울림”…서대문독립축제에 모인 사람들, 역사를 걷다
요즘 광복절을 기념하는 방식이 다양해졌다. 예전엔 조용히 태극기를 게양하는 풍경이 많았지만, 지금은 직접 역사의 현장에 찾아가 축제와 공연, 체험을 즐기는 가족들이 늘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독립공원 일대에 펼쳐진 ‘서대문독립축제’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SNS에는 아침부터 독립공원에 모인 가족, 친구들과의 즐거운 인증샷이 줄을 잇는다. 시민들은 거리 퍼레이드와 음악회를 배경으로, 아이들과 함께 체험 부스를 누비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긴다. 현장에서는 “조상의 희생 덕분에 오늘을 산다”는 간직하고픈 마음들이 글이 아닌 발걸음으로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치러진 서대문독립축제에는 해마다 관람객이 크게 늘고, 지난해에는 3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찾았다. 올해 역시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지 방문객과 학생 참가도 두드러진다. 8월 14일 밤, 광복절 전야 음악회엔 삼대가 한자리에 모여 “그날의 환희와 감사”를 음악과 이야기로 느꼈다는 반응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역사 감성 라이프’로 부른다. 서울시립대학교 사회학과 김상철 교수는 “광복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경험의 공간이 됐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 해설 체험, 스탬프랠리, 독립골든벨 같은 프로그램은 부모와 자녀가 작은 퀴즈를 맞히고, 감정을 공유할 기회를 선물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에게 독립운동을 직접 알려줄 수 있어 뜻깊었다”, “예전엔 어렵다고만 느꼈던 광복의 의미가 이제는 가까워졌다”는 체험담이 이어진다. “올해도 가족과 꼭 오겠다”, “잊지 않을 거다”라는 글에서 진한 공감대가 스며든다.
광복의 의미는 멀리 있지 않았다.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도란도란 축제의 공기를 나누는 순간, 과거의 아픔이 오늘의 희망으로 켜켜이 쌓인다. 자발적 참여와 공감이 모여 만든 ‘서대문독립축제’는 역사의 무게를 일상 속 기쁨으로 바꾼 소중한 시간이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