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실시간 통역”…애플, 에어팟 프로 3로 음성장벽 허문다
애플의 차세대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 3’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시간 통역 기능을 탑재하며 음성 기반 통역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출시된 이 제품은 양방향 외국어 대화 시 실시간으로 오가는 내용을 번역해 들려주며, 통역 과정에는 애플의 인공지능 가상 비서 시리(Siri)와 대형 언어 모델(LLM)이 활용된다. 업계는 이어폰 기반 실시간 통역 기술이 비즈니스, 여행, 이민, 일상 생활의 언어 장벽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애플이 내놓은 에어팟 프로 3는 기존 제품 대비 소음 차단 기능이 약간 개선됐으며, 실시간 통역이 핵심 기능이다. 사용자는 아이폰을 iOS 26 최신 운영체제로 업데이트하고, 애플 인텔리전스(AI 소프트웨어) 및 새 번역 앱에서 원하는 언어팩을 설치해야 한다. 번역 후 텍스트는 앱에 문자로 표시되는 동시에 목소리로 읽혀져 에어팟을 통해 전달되는 방식이다. 현재 지원 언어는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등 5개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애플의 실시간 통역 기술은 대화 내용을 수 초 이내로 분석해 음성→텍스트→번역→음성 합성 단계를 거친다. 단, LLM 기반 번역이 동작하기 위해서는 아이폰 15, 16 시리즈 등 최신 기기가 필요하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2022년형 에어팟 프로 2, 지난해형 에어팟4에서도 해당 기능 사용이 가능하다. 음성 명령 및 자연어 이해에서 나아가, 맥락 추론과 음성 합성까지 결합되면서 ‘헤드폰에서 바로 통역사’ 역할을 해주는 것이 기존 기기와의 차별점이다. 실제 뉴욕타임스(NYT) 브라이언 첸 기자가 스페인어-영어 대화에서 시험한 결과, 일부 성별 오류 등 한계가 있으나, 기존 번역 앱 대비 정확성과 속도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평가됐다.
시장 측면에서 애플의 이어폰 통역 기능은 기존 구글·마이크로소프트의 번역 앱들과 직접 대조된다. 기존 앱은 스마트폰에 입력·지시·화면 확인 과정이 필요하지만, 에어팟 프로 3는 별도 조작 없이 즉각적으로 결과를 청취할 수 있다. NYT는 특히 여행자·이민자 대상 고객 경험이 한 단계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웨어러블 기반 자동 통역 기기의 편의성이 주목받으며, 통역 앱 시장에도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다만 최신 아이폰 및 전용 OS 환경에서만 기능이 사용 가능하다는 진입장벽, 아직 일부 맥락 해석 오류 등 해결 과제도 남아 있다. SRI 연구소 디미트라 베르기리 박사는 “대형 언어 모델(LLM)이 도입되며 문맥 이해 능력이 크게 개선됐으나, 단어로 명확히 표현되지 않은 맥락은 AI가 놓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와 사생활 보호 등 규제, 편향성·정확성 논란 역시 지속적으로 점검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음성 기반 실시간 통역은 모바일·웨어러블 시대 인공지능 경쟁의 주요 격전지가 되고 있다”며 “애플의 기술이 글로벌 소통 환경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바꿀지 시장이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혁신적 기술이 실제로 대중화돼 언어 장벽을 허물 수 있을지, 그리고 이에 따른 사용자 경험·보안·윤리적 과제 해결이 병행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