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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1주기, 학전의 시간 멈췄다”…설경구·조승우도 울컥→끝내놓지 못한 무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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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1주기, 학전의 시간 멈췄다”…설경구·조승우도 울컥→끝내놓지 못한 무대의 꿈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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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연장이었던 학전의 문을 지키던 김민기가 떠난지 어느덧 1년이 흘렀다. 그의 이름 아래 대학로 소극장은 수많은 젊음과 열정으로 불타올랐고, 세상은 ‘지하철 1호선’의 움직임 속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길을 발견했다. 김민기는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무대와 노래는 후배 예술가들에게 잊을 수 없는 울림을 새겼다.

 

1970년대 ‘아침 이슬’과 ‘상록수’로 한 세대를 단단히 끌어안았던 김민기는 가수이자 연출가, 그리고 학전의 대표로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서울대학교 회화학과를 졸업하고 예술인의 길에 들어선 그는 1991년 대학로에 학전을 세워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었고, 이 작은 극장은 설경구, 장현성, 황정민, 김대명, 김윤석, 이정은, 조승우 등 지금은 한국 연극과 스크린의 별이 된 인물들의 출발점이 됐다.

학전
학전

김민기의 무대에는 음악의 전설도 함께였다. 고 김광석, 들국화, 윤도현 등 수많은 음악인들이 학전 무대에서 청춘을 노래했고, 이는 한 편의 시대적 자서전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김민기가 선보인 ‘지하철 1호선’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영원한 상징이자, 연극계의 기념비로 오래 기억될 작품이 됐다.

 

한편 김민기는 문화예술에 기여한 공로로 괴테 메달과 은관문화훈장을 받으며 예술가로서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하지만 공연계의 경제적 위기는 결국 지난 해 학전의 문을 잠그게 했고, 이별의 아픔은 세월 속에 더욱 진해졌다.

 

오늘에 이르러 그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무대 위, 학전에 남아 있던 온기와 예술인의 꿈만은 여전히 세대를 지나는 노래로 살아 숨 쉬고 있다.  

 

한 세대의 무대 위에서 별들이 태동했던 공간, 학전의 이야기는 김민기가 남긴 유산과 함께 오랫동안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중심 기억으로 남게 됐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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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학전#지하철1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