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드라마 재현”…고프, 사발렌카 돌파→프랑스오픈 첫 정상 질주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가 다시 한 번 뜨거운 스포츠 서사의 무대로 빛났다. 최정상 기량의 테니스가 오가는 결승 코트 위에서, 코코 고프는 경기 내내 주저앉지 않는 근성을 증명했다. 2024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 고프는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를 2-1(6-7 6-2 6-4)로 제압하며 생애 첫 프랑스오픈 우승을 손에 넣었다.
경기는 2시간 38분 동안 숨가쁘게 이어졌다. 1세트에서는 사발렌카의 강력한 스트로크에 밀려 타이브레이크를 내줬던 고프가, 2세트부터는 상대의 실책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주도권을 돌렸다. 경기 양상은 빠르게 변화했다. 고프는 3세트 사발렌카의 두 번째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흐름을 가져왔고, 포인트마다 집중력 있는 라운드 플레이로 우세를 확고히 했다.

통계 역시 경기의 숨결을 그대로 반영했다. 고프는 위닝 샷 30개, 언포스드 에러 30개로 사발렌카(위닝 샷 37개, 에러 70개)와는 대조적인 기록을 남겼다. 전체 포인트에서도 119-100으로 앞섰다. 경기 마지막, 고프는 사발렌카의 샷이 코트를 벗어나자 두 팔로 얼굴을 감싸 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코트 안팎에는 고프를 향한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가득했다. 그는 어머니를 향해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며 떨리는 감동을 전했다. 3년 만에 다시 선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우승 트로피를 든 고프는, 단식 그랜드슬램 우승을 2023 US오픈 이후 두 번째로 추가했다. 특별한 점은 미국 선수로는 2015년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10년 만에 프랑스오픈을 제패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사발렌카와의 상대 전적도 6승 5패로 앞서며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예고했다.
패배한 사발렌카는 올해 호주오픈 준우승에 이어 또 다시 메이저 대회 정상을 눈앞에서 놓쳤다. 고프는 이번 우승으로 255만 유로(약 39억5천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으며, 여자 단식 세계 랭킹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전망이다. 고프는 경기 후 “꿈처럼 믿기지 않는다. 매 순간 성장할 수 있었다. 팬들과 가족, 모든 팀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롤랑가로스의 열기는 밤하늘 아래서도 쉽게 식지 않았다. 마치 삶의 역전을 염원하는 관중의 숨결이, 승부의 선 그 끝까지 고프에게 전달된 듯했다. 코트 위 진한 여운은 프랑스오픈을 넘어 남은 2024 시즌 그랜드슬램 무대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고프의 다음 행선지는 윔블던이다. 뜨거운 승부의 기록, 2024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의 자세한 순간들은 테니스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 머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