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표 달궈진 밤”…한화 이글스, 33년만의 질주→전반기 1위 기적 썼다
고척스카이돔의 공기가 달라졌다. 33년 전, 순위표 정상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구단이 이번에는 스스로 제일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 이글스의 전반기 1위 확정 소식에 벤치와 관중석 모두 짙은 환호와 감격이 겹쳐지는 순간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10-1의 완승을 거두며 올 시즌 첫 ‘한 경기 4홈런’ 대기록을 세웠다. 이 승리로 49승 2무 33패, 승률 0.598을 기록해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전반기 선두 자리를 확정했다. 채은성, 리베라토, 노시환, 이원석의 연속 홈런에 이어, 불펜까지 무실점으로 뒷문을 걸어 잠그며 시종 분위기를 주도했다.
![채은성이 선제 투런포를 날렸다.[한화 이글스 제공]](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707/1751845468867_47587639.webp)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투수 듀오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샛별로 떠올랐다. 폰세는 18경기 11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라는 경이로운 성적으로 팀 상승세를 이끌었고, 와이스 역시 10승을 올리며 두 투수가 합작한 21승은 구단 창단 이래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됐다. 이들의 안정감이 최근 팀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는 평가다.
최근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타자 리베라토의 활약 역시 주목을 끈다. 12경기 타율 0.420, 장타율 0.640으로 이적 직후 타선에 빠르게 녹아들었고, 클러치 상황마다 긍정적인 분위기와 강렬한 타격을 동시에 선사했다는 분석이다.
두 해차 신예 황준서는 “팀의 집중력이 놀라울 정도”라며 함께 싸우는 분위기에서 자신이 느끼는 성장과 감동을 전달했다. 고참 김종수는 “매일 순위표를 확인하며 팀 기여에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숙원으로 남았던 1위 자리를 이 순간 누리는 선수와 팬 모두에게, 낯설지만 소중한 감정이 흐르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라며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을 가늠하는 마지막 3연전에 대비한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올스타전이 끝나야 진짜 레이스가 시작된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며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시즌 후반부에는 KIA와의 3연전이 남아 있다. 두 팀의 선두 경쟁과 함께, 한화의 투수 로테이션 운영 능력, 외국인 타자 리베라토의 적응력 등이 또 다른 돌풍을 이어갈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화 이글스 전반기 1위는 ‘빙그레 시절’ 이후 33년 만에 이룬 성취다. 구단의 오랜 기다림이 주는 깊은 의미에, 경기장 안팎의 전율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비상은 이제 막 시작됐다는 기대와 응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팬들의 시선은 어느 때보다 간절히 가을과 우승을 향하고 있다.
하루를 견디는 손끝, 오랜 기다림의 결실을 꿈꾸는 표정. 한화 이글스의 뜨거운 기록은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질지 KBO리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