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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 오염 급식 파문”…중국 유치원 집단 중독에 업계 경각심
IT/바이오

“납 오염 급식 파문”…중국 유치원 집단 중독에 업계 경각심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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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과 일상생활 전반에서 ‘납(Lead)’의 위험성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최근 중국 한 유치원에서 식용 불가 물감이 급식에 혼입되면서 200여 명이 넘는 아동이 집단으로 납에 중독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 이 사건을 계기로 납의 잠재 유해성,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미치는 신경계 영향에 업계와 관계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건을 ‘낮은 농도 중금속 노출 관리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최신 간편정보지에 따르면 납은 소화관에서 흡수가 잘 이뤄지는 대표적 중금속이다. 체내로 들어온 뒤 오랜 기간 장기와 조직에 축적되며, 5년이 지나야 몸속 농도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납을 인체발암가능물질(2B군)로 분류해왔다. 전신 독성뿐 아니라 신경계, 생식 및 발생 독성도 확인됐다.

급성 노출 시 신장장애부터 근골격계 경련, 관절통, 청색 잇몸 증상까지 1차적 신체 이상이 나타난다. 또, 환경 내 최고 농도 노출 시에는 유산, 정자 손상, 혼수, 신경 손상 등으로 사망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어린이에서는 중추신경계 발달 지연, 지능저하 등 ‘영구적 신경 행동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확인됐다.

 

납의 태아, 영유아 전이 경로도 산업계 연구자 사이에서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태반을 통과해 발생하는 선천적 기형, 인지 기능 저하, 미숙아 출산 위험성까지 입증된 바 있다. 영양 상태 역시 중금속 흡수와 밀접히 연관된다. 체내 철분과 칼슘이 부족할 경우 납의 위장관 흡수가 늘어나, 식약처는 해당 영양소가 풍부한 식재료로 식단을 꾸릴 것을 권고했다.

 

국내에서는 하천변·도로변 채취 산나물의 오염 사례와 더불어, 가공식품, 한약재, 기구·용기 등 전방위 품목을 정기적으로 관리한다. 실제 올해 7월 기준 일부 품목에서 기준 초과 납 검출로 회수·판매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식약처는 콩, 마늘, 생강, 양파, 녹차류 등에 중금속 흡수를 저해하는 성분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설명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유럽 등 규제 당국은 아동 및 임산부 납 노출 제한 가이드라인을 지속 강화 중이다. 모유 수유 시 중금속 전이에 대한 정보제공, 식품별 납 기준 세분화, 실시간 오염 데이터 공개 등 다층적 안전 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납에 대한 산업·식품 관리 수준이 곧 사회 전체의 안전 인프라를 결정하며, 예방 중심의 규제와 시장 투명성 확보 노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중금속 안전 기준 강화와 전주기적 관리 혁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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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치원#납중독#식약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