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살” 서장훈·이수근, 딸 잃은 부모의 통곡 앞에서 멈춘 시간→삶을 건네는 눈물
따스한 시선으로 열린 ‘무엇이든 물어보살’의 스튜디오는 이날, 딸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의 담담한 고백에서 시작됐다. 친구이자 인생의 버팀목이던 딸을 갑작스러운 병마로 잃고, 일상을 버텨내고 있다는 사연자는 따뜻한 웃음 대신 사무치는 그리움을 꺼냈다. 밝은 미소와 애틋한 일상을 함께한 딸과의 시간이, 이제는 아물지 않는 기억이 됐다는 여운이 말끝마다 스며들었다.
사연자는 단짝처럼 지내온 딸의 갑작스러운 위암 말기 판정과, 손 쓸 틈도 없이 이어진 짧고도 아픈 나날을 돌아봤다. 벼랑 끝에서 희망을 놓지 않고 세 차례 수술을 선택했지만, 결국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된 채 이별을 받아들이는 시간만 남았다고 고백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은 영혼 같다”는 간결한 말 속에, 수많은 밤을 견딘 마음의 허기와 흔들림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스튜디오에 흐르는 침묵을 이끌어낸 것은 사연자의 슬픔을 바라보는 MC 서장훈과 이수근의 진심 어린 반응이었다. 서장훈은 “미안해서 더 힘든 것”이라고 토로하며, 가늠하기 힘든 아버지로서의 감정을 나눴다. 이수근 또한 “나만 이런 행복을 누려도 되나 싶은 미안함이 크다”고 밝혔으며, 두 사람 모두 울컥하는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해 깊은 공감을 일으켰다. 프로그램 속 익숙한 유쾌함 대신, 친근한 공감과 위로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날 ‘무엇이든 물어보살’ 331회는 상상조차 어려운 가족의 상실 앞에서 사회가 어떤 위로를 전할 수 있을지 화두를 던졌다. 이수근은 “누구의 탓도 아님을 잊지 말라”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사연자의 곁을 지켰고, 사연자가 짊어진 무게를 함께 나누는 깊이 있는 대화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남겨진 이의 마음에 오래 남을 생채기와, 그럼에도 이어가야 할 삶의 의미가 이날 방송을 타고 조심스럽게 전해졌다.
‘무엇이든 물어보살’ 331회는 오늘 밤 8시 30분 KBS JOY 채널을 통해 방송되며, 서장훈과 이수근이 전할 더 깊은 위로의 이야기가 안방극장에 전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