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투와이어 진화”…정윤지, 퍼팅 개혁→KLPGA 시즌 새 판도 예고
비 온 뒤 맑게 개인 하늘 아래, 정윤지의 미소에는 기다림과 해소가 겹쳐져 있었다. 6년 차 투어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라는 새로운 훈장은 깊은 자기 성찰과 작은 변화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오랜 시간 지녔던 퍼팅에 관한 고민은 역그립 도입이라는 과감한 시도에서 결실을 맺었다.
정윤지는 1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5시즌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마지막 날, 흔들림 없는 퍼트와 정교한 샷 감각으로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사흘 내내 리더보드 꼭대기를 지키며,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마침내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22년 이후 3년 만에 찾아온 통산 2승, 그리고 데뷔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었기에 감회는 남달랐다.

매 홀마다 새로운 긴장이 휘몰아쳤고, 중요한 지점마다 정윤지는 브레이크 없는 집중력으로 스스로를 시험했다. 대회 내내 퍼트 개수는 압도적으로 줄었으며, 1·2라운드에서 53개 퍼트에 불과했다. 파세이브와 기회마다 성공한 버디 퍼트는 물론, 마지막 18번 홀의 4.5m 버디 피니시는 진정한 승자의 마침표였다.
정윤지는 “오른손 그립을 내려잡는 역그립 변화가 큰 자신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작은 시도의 소중함,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직접 증명하며, 상금 1억8000만원을 더해 단숨에 상금랭킹 6위(2억9434만원)로 뛰어올랐다.
8월의 햇살 아래 웨지 샷 컨트롤 또한 한 단계 매끄러워졌다. 주흥철 코치의 집중 지도 효과가 더해져 전통적인 ‘샷 메이커’에서 ‘완성형 선수’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데뷔 이래 퍼트 개수 30개 이하를 넘지 못했던 과거는, 이번 대회에서 상위 9위권의 퍼팅 능력으로 완전히 뒤집혔다.
2위는 마지막 날 66타의 이채은이 차지하며 2주 연속 준우승이라는 또 다른 감정을 마주했다. 3위에는 윤화영, 지한솔, 안송이가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고, 전년도 챔피언 이예원은 7위에 머물면서도 대상, 상금 포인트 선두를 지켰다.
잔잔하면서도 강인한 집중력,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용기. 정윤지의 와이어투와이어 여정은 팬들의 마음에도 잔잔한 울림을 남겼다. 시즌 중반부로 접어들며 상금과 대상 경쟁 구도 역시 새롭게 얼어붙는 가운데, 정윤지의 도전은 계속될 예정이다. 잠시 후, 필드 위의 조용한 성장 서사와 우승의 순간은 시청자와 골프 팬들의 기대 속에 더욱 오래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