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신제품 공세”…로봇청소기 시장, 국내 점유율 위축 가속
로봇청소기 업계가 최근 중국산 제품의 거센 시장 진입으로 술렁이고 있다.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모바 등 중국 브랜드가 잇따라 신제품을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서비스 체계와 보안 신뢰도까지 강화하면서 국내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LG전자의 신모델 출시는 하반기로 미뤄지며, 시장 주도권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20일, 중국 가전 브랜드 모바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적으로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모바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36개 지역에 이미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 체계와 데이터 보호 시스템을 앞세웠다. 신제품 ‘Z60 울트라 롤러’의 경우 자동 높이조절 롤러와 240개 사물 인식 등 혁신기능에 더해, 현지화한 AS와 싱가포르 소재 데이터 관리 체계로 시장 신뢰도를 겨냥한다.

로보락은 국내 1위 브랜드로서 신제품 출시, 유통 채널별 마케팅 및 가격 프로모션 등으로 수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 반면 주요 국내 업체들은 하반기 신제품 투입이 늦춰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9월 독일 IFA에서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나, 본격 국내 상용화는 연말에야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제품의 공세가 올해 하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이 가격경쟁력에 고기능, 현지 맞춤형 서비스까지 추가하며 국내 업체 입지가 줄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 역시 품질·보안 강점만으론 방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관계자는 “가전 부문의 ‘중국 거센 추격’이 로봇, 생활가전 등 전방위로 확대되는 흐름”이라며 “주도권 유지를 위해선 기술개발과 시장 적시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선 이미 로봇청소기 시장이 글로벌 브랜드 각축장으로 자리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면 혁신기술 투자와 고도화된 서비스 생태계를 빠르게 갖출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세가 국내 가전산업 구조 전반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