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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쓰는 안방마님”…강민호, 1000득점 금자탑→최고령 대기록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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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쓰는 안방마님”…강민호, 1000득점 금자탑→최고령 대기록 탄생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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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와 박수가 교차하는 잠실구장, 한 남자가 또 한 번 전설의 페이지를 넘겼다. 만 40세 9일로 만들어 낸 KBO 역대 최고령 1000득점. 강민호가 이루어낸 한 번의 홈 쇄도는 세월을 뛰어넘는 집념과 역사를 동시에 안았다. 팀 동료들과 팬들은 그의 금자탑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강민호는 8월 27일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방망이에 힘이 실렸고, 5회초 두산 투수 김정우의 초구 직구를 정확하게 노려 2루타로 연결했다. 이후 양우현의 땅볼과 이재현의 유격수 땅볼 때 침착하게 3루를 거쳐 홈을 밟으며 개인 통산 1000득점을 달성했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이번 기록은 2008년 이종범이 세운 38세 9개월 21일의 종전 최고령 기록을 1년 이상 경신한 것이다. 동시에 KBO리그 역대 26번째, 포수로서는 유일하게 1000득점 고지를 밟은 주인공이 됐다. 무엇보다 경기 전까지 두산 정수빈과 999득점으로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였다는 점이 더욱 의미를 더했다. 경기 후 강민호는 "20경기 정도 기다렸는데 오늘 달성해서 기쁘다"며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정수빈과의 우정 섞인 경쟁을 언급하며 "수빈이가 1번 타자라 더 빨리 할 줄 알았는데 내가 이겼다"고 웃음도 더했다.

 

강민호는 지난 19일 창원에서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포수 최초 1300타점 기록도 써냈다. 한 경기, 한 경기 누적된 기록 너머엔 오랜 시간 주전 포수로 마운드와 타선을 모두 이끌어온 내공이 배어 있다. 그는 "주자를 불러들이는 역할을 해왔기에 솔직히 1000득점보다 1300타점 달성에 더 큰 기쁨이 있었다"며 "하지만 후배들과 함께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라고 전했다. 여전히 그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삼성 라이온즈는 강민호의 교두보 역할에 힘입어 두산을 14-1로 크게 이기고, 최근 5연승을 달성했다. 팀 순위는 7위에서 6위로 상승하며 포스트시즌 티켓 경쟁에도 불씨를 살렸다. 베테랑 포수가 보여준 노장의 품격과 뚝심이 벤치와 팬들에게 특별한 동기부여로 전해졌다.

 

한 편, 만루의 무게와 벤치의 긴장, 오래도록 그라운드를 누빈 베테랑의 미소는 스포츠가 선사하는 진한 여운을 남겼다. 현장의 뜨거운 박수와 카메라는 이 기록의 의미를 다시 새겼다. 삼성 라이온즈와 강민호의 여정은 여전히 계속된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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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