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 눈빛, 서사 경계를 찢었다”…‘나인 퍼즐’ 생채기 연기→정의의 경로 불투명
차디찬 어둠에 그의 눈동자가 비치던 순간, 이희준은 단단한 침묵만으로 ‘나인 퍼즐’의 굳건한 흐름에 균열을 남겼다. 절제된 등장과 동시에 강치목이라는 인물의 무게감이 서사의 틈마다 스며들었고, 감도는 불안과 묵직한 공기마저 그의 존재 아래 응고됐다. 조용히 파문을 일으키며, 단단했던 인물 군상들이 혼돈에 휘말린 그 밤은 이희준의 탁월한 변신으로 더욱 깊이를 더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은 10년 전 미해결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무대 위에 윤이나와 김한샘이라는 두 인물을 세운다. 미결의 진실을 좇으며 사건의 소용돌이 속, 연쇄살인과 의문스러운 퍼즐 조각들이 인물들의 기억과 고통 속을 파고든다. 이희준이 빚어낸 강치목은 중국음식점 사장에 머물지 않고, 얽히고설킨 과거의 암운과 비극의 뿌리를 건드리며 단일한 피해자도, 일차원적 가해자도 아닌 입체적 상처로 다가왔다.

과거 신동아 시장 재개발의 책임자로 남겨진 강치목은 힘의 논리와 자기합리화, 사회적 무감각의 상징으로 피어난다. 그의 선택은 한 시민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얽히고설킨 원한과 분노의 복수극이 시작된다. 강치목은 뜻하지 않게 누군가의 삶을 빼앗았으나, 그는 오히려 자신의 상처에 몰입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아이러니로 관객을 불편하게 한다. 이희준은 이러한 이중성을 서늘히 파고들며, 사랑과 증오, 용서와 분노의 경계선을 희미하게 그려냈다.
선과 악의 정의가 사라진 세계에서, 모두가 피해자처럼 보이는 사회의 참담함을 연기는 점점 고조된 질문으로 밀어붙인다. 극적인 균열을 일으킨 이희준의 강치목은 단 몇 신으로 극의 결을 뒤집고, 묵직한 물음을 남긴다. 피해와 가해자의 모호한 얼굴을 통해 ‘진짜 가해자는 누구인가’라는 되물음이 관객 마음을 오래 맴돈다.
진실을 찾아 헤매는 추리와 심리의 미로는 디즈니플러스의 ‘나인 퍼즐’ 속, 이희준의 번뜩이는 연기와 함께 시청자를 끝없는 질문의 파도로 데려간다.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그의 눈빛, 그리고 서사의 균열은 현재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나인 퍼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