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대부분 거부”…김건희, 특검 첫 구속 조사 4시간 만에 종료
구속 상태인 김건희 여사와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이의 첫 진술 공방이 14일 재점화됐다. 대선 및 총선 공천개입 의혹 관련 특검의 첫 공식 조사가 약 4시간 만에 마무리된 가운데, 김 여사는 피의사실의 대부분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국은 이 여파로 다시금 격랑에 휩싸였다.
문홍주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사무실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피의자 김건희를 상대로 부당 선거개입, 공천개입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히며 “피의자는 현재 조사를 마치고 조서 열람 중”이라 전했다. 김 여사는 오전 9시 52분 호송차로 도착해 약 2시간 동안 오전 조사를 받았으며, 오후 조사는 40분 만에 종료됐다. 쉬는 시간 등을 제외한 실제 조사 시간은 총 2시간 40분에 그쳤다.

문홍주 특검보는 “피의자가 대부분 피의사실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저희가 준비한 질문은 공천개입 중 여론조사 부분으로 그 질문만 마쳤다”며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해 조사가 일찍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오는 18일 김 여사를 다시 소환해 추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건희 여사는 지난 6일에도 특검팀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 12일 법원이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수사에 급물살이 붙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가 전체 공천개입 의혹, 특히 명태균 관련 의혹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여야의 반응도 극명히 엇갈렸다. 야권은 “중대 사안 앞 진술거부는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비판했고, 여권 내부 일각에서는 “법적 권리 행사일 뿐”이라고 맞섰다. 일각에선 특검 수사의 동력 약화와 대선 정국 재편에 미칠 파장까지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강도 높은 수사와 진술거부권 행사 사이의 대치가 이어지는 한편, 특검팀은 18일 추가 조사에서 ‘공천개입 전반’과 ‘여론조사 경위’ 등 핵심 쟁점 규명에 다시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은 이번 사안을 놓고 국민적 논란이 확산되는 만큼, 이후 진술 내용과 검찰의 추가 소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