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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5% 급락”…미국 생산자물가 상승, 가상화폐 시장 충격
국제

“비트코인 5% 급락”…미국 생산자물가 상승, 가상화폐 시장 충격

신도현 기자
입력

현지시각 14일, 미국(USA)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5% 가까이 급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급락은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급격한 조정 신호를 던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지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 48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11만8천18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3.68% 낮은 수준으로, 전날 사상 최고치인 12만4천 달러 돌파 직후 급락세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등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3~7% 낙폭을 보였다.

비트코인 하루 만에 5% 급락…美 생산자물가 상승 영향
비트코인 하루 만에 5% 급락…美 생산자물가 상승 영향

이번 조정의 배경에는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 발표가 있다. 지난달 PPI는 전월 대비 0.9% 올라, 시장 전망치(0.2%)를 크게 넘어섰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3.3%로 5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예상치의 두 배 이상 뛰었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에 선행하는 지표여서, 연준의 물가 관리 노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날 지표 발표 후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크라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토머스 퍼푸모는 “PPI가 시장 전망을 대폭 상회하면서 비트코인 등 핵심 자산에 큰 하락 압력이 생겼다”며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한 시장 심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코인글래스 조사에 따르면 24시간 내 레버리지 기반 디지털 자산 투자에서 10억 달러 이상이 강제 청산됐으며, 이 중 7억7천만 달러 이상이 롱포지션이었다.

 

이 같은 급락은 다른 주요 가상화폐에도 연쇄적으로 번졌다. 이더리움은 4천544달러로 전일 대비 3.45% 하락했고, 리플(XRP), 솔라나, 도지코인 등도 각각 3~8%대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금리 정책 변화가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드는 현상은 최근 들어 뚜렷해졌다.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변동성을 키우며 위험자산 전반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연준의 정책 신호와 물가 동향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한다.

 

9월로 예정된 연준의 다음 회의까지 암호화폐 시장은 큰 출렁임을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글로벌 투자 심리와 미국 경제 지표가 당분간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 급락이 가상화폐 시장의 단기 조정인지, 추가 하락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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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미국#p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