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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과 끝없는 바다”…울산, 도심 속 여름 피서지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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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과 끝없는 바다”…울산, 도심 속 여름 피서지로 떠오르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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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울산을 여행지로 선택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때는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제는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피서지로 사람들의 일상에 한여름 쉼표를 더한다.

 

울산의 여름은 생각보다 뜨겁다. 21일 오전, 기온 32.8°C를 기록한 도시는 무더위 속에서도 특유의 바닷바람이 어우러져 묘한 청량감을 전한다. 태화강을 따라 길게 뻗은 국가정원에서는 십리대숲이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고, 푸른 대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작은 평온을 건넨다. 저녁이 되면 은하수길을 따라 색다른 정원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후문도 이어진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동구의 대왕암공원에서는 해송림과 신화가 깃든 바위섬이 어우러진다. 누구나 산책로를 걷다 보면 짙은 소나무 향과 더불어 바위 위로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금세 마음이 씻기는 듯한 경험을 한다. 해안가 대왕암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연이어 닿는다. 바다와 육지를 잇는 철교를 건너 바라보는 풍경은, 도시의 일상에서 한순간 멀어진 듯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울주군 간절곶은 해돋이 명소로 정평이 나 있다. 넓은 잔디밭과 붉은 해가 아침 바다 위로 오르는 순간,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는 후기가 많다. 거대한 우체통과 등대, 바닷가 산책로는 잠시 멈춰 서기 좋은 포토존이 되는 동시에, 여유로운 사색의 시간을 만들기도 한다.

 

남구 장생포고래문화마을은 가족 여행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과거 고래잡이 시절의 옛 마을 풍경이 재현돼 골목마다 시간의 결이 살아 있다. 아이와 함께 고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골목 곳곳의 조형물을 만나며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어른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울산의 대표 관광지 방문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며, 도심 속 야외 휴식 공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역시 “울산의 자연친화적 명소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치유와 재충전의 기회를 준다”고 분석한다.

 

여행 후기와 SNS 반응도 흥미롭다. “대나무 숲길을 걸으니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간절곶에서 맞이한 일출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글들이 공감의 물결을 이룬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근거리 자연 명소, 그것이 울산 여름 여행의 매력임을 사람들이 공유하는 분위기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이런 작은 쉼표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바람, 숲, 바다가 함께하는 울산에서 일상의 여유를 다시 발견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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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태화강국가정원#장생포고래문화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