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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임상 중단”…브릿지바이오, 전략 변경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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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임상 중단”…브릿지바이오, 전략 변경 주목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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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세포폐암 치료 패러다임이 다시 조정되고 있다. 바이오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이던 신약 후보물질 ‘BBT-207’에 대한 임상 1·2상 수행을 자진 취하했다. 이 회사가 선택한 전략은 독자적 신약개발에서 라이선스 아웃, 즉 기술이전 중심의 협력으로 무게를 옮긴 것이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후보물질 개발 모델 다양화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1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받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BBT-207의 임상 1·2상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TKI(키나아제 억제제) 치료 이후 EGFR 돌연변이가 발생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최초 인체 적용 시험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BBT-207은 복잡한 EGFR 변이에 대응하는 3세대 TKI 치료제 후보로, 기존 EGFR 표적치료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신물질로 평가받아 왔다. 기존 임상 데이터와 대비해 새로운 작용기전을 구현해, 돌연변이 발생 환자군의 치료 선택지를 넓힐 것으로 업계가 기대해온 물질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내부 연구개발 역량 강화라는 장기 전략 대신, 최근 바이오산업 투자 환경 위축과 사업 효율성 문제를 고려해 임상 시험 자진 취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확보된 전임상 및 1·2상 진행 도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 및 기술이전을 통한 사업 전환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는 특정 후보물질의 임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조기 라이선스 아웃, 합작 개발·임상 공동연구 전략이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미국·유럽의 중견 바이오벤처들도 독자 상업화보다 기술이전 중심 사업모델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식약처 IND(임상시험계획승인) 취하 사례가 매우 드물어, 업계 내 자금조달 환경 악화와 맞물려 고위험 신약 프로젝트의 리스크 관리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의 추가 설명에 따르면 BBT-207의 임상까지 이어진 연구성과는 향후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개발이나 기술이전 계약에서 핵심 협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약 전문가들은 “임상 자진 취하가 곧 연구 실패를 의미하진 않는다”며,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슷한 글로벌 기술이전을 성사시킨 해외 벤처 사례도 많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번 전략 전환이 국내 바이오기업의 신약개발 방식 다변화와 시장 생태계 조정의 신호탄이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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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bbt-207#비소세포폐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