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3주년, 무대 없는 기념일”…팬들 그리움→갈라진 어도어와 미래는
화려한 데뷔의 순간이 기억을 스치고, 히트곡마다 환호성이 울리던 무대는 어느새 고요해졌다. 뉴진스 데뷔 3주년, 공식 계정은 축하 이미지를 띄웠지만 멤버들은 화면 속 어디에도 없었다. 팬들의 마음속엔 무대 위 환하게 빛나던 뉴진스의 모습 대신, 텅 빈 자리만이 오래도록 남았다.
뉴진스는 2022년 여름, ‘Attention’과 ‘Hype Boy’로 K팝의 흐름을 새롭게 열어젖혔다. 순식간에 각종 차트 정상을 꿰차며 글로벌 신드롬이 된 뉴진스는 ‘Ditto’, ‘OMG’, ‘ETA’, ‘Super Shy’ 등 연이어 발표한 곡마다 상징적 의미를 남겼다. 도쿄돔을 평정한 무대와 글로벌 시상식의 연속된 수상, 업계의 주목 모두 3년이란 시간에 켜켜이 쌓였다. 그러나 지금 그룹의 앞길엔 오롯이 분쟁의 그림자만 깊게 드리워졌다.

사건의 발단은 소속사 어도어와 하이브 간의 경영권 갈등이 확산되면서였다. 민희진 대표와 멤버들이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하고, 어도어는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이후 법원에서는 어도어의 손을 들어주며, 멤버들의 독자적 활동을 사실상 제한했다. 갈등 전면화 이후 소속사는 사전 제작 자료와 기념 영상을 내세워 존재감을 이어가려 했으나, 실물 무대와 멤버들의 목소리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았다.
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한 ‘뉴진스 데이’에 답답함과 허탈감을 토로했다. “뉴진스가 없는 생일 잔치”라는 쓸쓸한 탄식은 커뮤니티 곳곳에 번졌다. 소속사에서 공개한 과거 비하인드 컷과 애니메이션 영상은 오히려 그룹의 공백을 더 선명히 드러냈다. 음악방송 1위, 빌보드 진입, 도쿄돔 기록 등 수많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현재 뉴진스의 이름은 법정 소송과 분쟁 뉴스에서만 거론되고 있다.
소통 창구가 막힌 멤버들은 팬들에게 단 한 마디 안부조차 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팬들은 완전체 뉴진스를 볼 수 있는 날만을 기다리며, 그룹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들 사이의 본안 소송 3차 변론기일은 24일에 예정돼 있다. 음악 팬들의 기대와 그리움이 무게를 더해가는 가운데, 뉴진스가 다시 자신만의 목소리와 무대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그 귀추에 시선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