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3천달러 반등에도 불트랩 경고”…이더리움, ETF 자금 유출에 하락 위험 재부각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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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6일,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더리움(ETH)이 3천달러를 지키며 일시적으로 3.5%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하락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ETF(상장지수펀드) 자금이 빠르게 유출되고, 기관 투자자의 잇단 손실 매도 등으로 낙관론에 경계가 더해지는 분위기다. 이더리움 시장 구조가 여전히 약세 국면에 있다는 지적과 함께, 단순한 시세 반등이 ‘불트랩’(상승 함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의 단기 기술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알트코인 전반적으로 회전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 기간 BTC(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0%선에서 제한되고, ETH 도미넌스는 12%대를 회복했다. 투자자들이 일부 위험자산 회피 구간에서 ‘회전’ 전략으로 이더리움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파생상품 시장 역시 ETH/USDT 무기한 계약의 70% 이상이 롱(상승)에 베팅됐고, ETH 오픈이 인터레스트(OI·미결제약정)는 72시간 내 20억달러 급증해 레버리지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비트코인 OI 증가폭은 2억8천만달러에 그쳐 ETH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더리움, 3천달러 반등에도 ‘불트랩’ 경고…ETF 자금 유출과 스마트머니 투매가 위험 키워
이더리움, 3천달러 반등에도 ‘불트랩’ 경고…ETF 자금 유출과 스마트머니 투매가 위험 키워

그럼에도 기술적 약세 신호는 지속되고 있다. 이더리움 차트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V자 반등’이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고, 세 번 연속 낮은 고점과 낮은 저점이 이어지며 구조적 하락 패턴이 고착됐다. 고래 투자자 역시 약세 심리를 엿보게 했다. 한 투자자가 1개월 반 만에 3천 ETH, 약 953만달러어치를 거래소로 이체해 실제로 692만달러 손실을 확정한 사례가 보도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스마트머니의 투매(capituation)가 악재로 인식되고 있다.

 

ETF 자금 흐름도 하락 조짐을 뒷받침한다. 최근 2주간 ETH ETF에서는 단 2일만 순유입이 발생했고, 대부분의 거래일에서는 오히려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시장의 매도 압력을 높이며, 가격 하락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더리움이 앞서 3천5백달러 지지선 회복에 실패한 데 이어, 현재 3천달러 선에서도 흔들림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등이 회전 자금과 레버리지 자금 유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3천달러선이 무너질 경우 대규모 후행 매도가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단기 상승세가 오히려 후행 매수를 유도해 손실을 키우는 ‘불트랩’으로 변하는 구도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시점에서 시장의 핵심 변수는 3천달러 지지선 방어력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도 이더리움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ETF 자금 동향에 주목하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머니가 조기 손실을 인정하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은 통상 급락 전조로 해석된다”며 여전히 신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더리움의 추가 하락 여부와 시장 구조 재편 가능성에 국제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불트랩’ 우려가 단기 변동성에 그칠지, 중장기 약세장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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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etf#스마트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