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부산 아파트에서 연이은 자매 참변”…스프링클러 부재, 돌봄 사각지대 드러나
사회

“부산 아파트에서 연이은 자매 참변”…스프링클러 부재, 돌봄 사각지대 드러나

신도현 기자
입력

부산 지역 아파트에서 부모가 외출한 사이 어린 자매가 잇따라 화재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며, 아파트 안전과 돌봄 공백의 구조적 위험성이 다시 한번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일 밤,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6살과 8살 자매가 부모 부재 중 화재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다. 앞서 지난 6월 24일에도 같은 지역에서 10살, 7살 자매가 유사한 상황에서 숨졌다. 두 사고 모두 현장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부산시는 7월 4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사고 아파트 두 곳 모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시행 이전에 건축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소방당국은 에어컨 연장선을 연결한 멀티탭의 단락이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장 초동대응이 지연되며 피해가 커진 점도 지적된다.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스프링클러는 어린이가 홀로 남는 환경에서 생사를 가를 수 있는 핵심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즉각 특별조사팀을 구성해 지역 내 미설치 아파트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동시에 돌봄 인력과 보호자 부재에 대한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시설법 적용 사각지대 해소, 긴급 알림 시스템 도입, 아동 대상 대피 요령 교육 및 매뉴얼 정비의 시급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복되는 자매 참변은 단순 안전장치 문제를 넘어, 노후 아파트 안전 한계와 지역 돌봄 시스템의 허점, 취약계층 보호의 부재같은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부산시와 소방당국은 노후 아파트 현황을 전수조사하는 한편, 아동이 홀로 남을 때 화재를 보호자에게 즉시 알리는 스마트경보기 의무화 등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프링클러 설치 확대와 맞춤형 돌봄 체계 마련도 논의되고 있다.

 

이번 참변은 도시 공간 속 취약 계층 돌봄의 구조적 과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사회 전반에 새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구조·책임·돌봄의 미래에 대한 논의와 과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신도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부산#스프링클러#돌봄공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