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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표로 돌풍 당선”…그레그 이스턴, 세계양궁연맹 새 시대 연다→비유럽권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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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표로 돌풍 당선”…그레그 이스턴, 세계양궁연맹 새 시대 연다→비유럽권 변화 주목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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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를 가득 채운 긴장감과 기대, 그리고 박수갈채 속에서 그레그 이스턴이 세계양궁연맹 제10대 회장 자리에 올랐다. 압도적인 208표로 고개를 숙였던 그 순간, 유럽 중심 질서의 두꺼운 벽을 흔드는 새로운 시대의 메시지가 현장 곳곳에 울려 퍼졌다. 비유럽권 리더십의 도전이 양궁계 전반에 퍼져가는 분기점이었다.

 

이스턴아처리의 대표이기도 한 그레그 이스턴은 국제사회의 두터운 신뢰 속에 96표를 얻은 톰 디엘렌을 크게 앞섰다. 화살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온 이스턴 가문의 명성 역시 재확인됐다. 1989년부터 2005년까지 연맹을 이끌었던 아버지 제임스 이스턴에 이어 다시 한 번 가족의 이름이 세계 양궁 무대에서 울려 퍼졌다. 20년간 연맹을 이끌던 우구르 에르데네르 체제 이후, 압도적 표차로 쟁취한 교체의 순간은 비유럽권과 아시아 등 새로운 세력의 동력이 더해진 결과로 평가된다.

“208표 압도적 당선”…이스턴 회장, 세계양궁연맹 제10대 수장 올라 / 연합뉴스
“208표 압도적 당선”…이스턴 회장, 세계양궁연맹 제10대 수장 올라 / 연합뉴스

전통적으로 유럽 집중 구조였던 세계양궁연맹은 지난 9명 회장 중 제임스 이스턴을 제외하고 모두 유럽 출신이었다. 여기에 그레그 이스턴의 당선은 조직 내부의 정체성 변화를 겨냥한 강력한 흐름, 그리고 신흥 양궁 열망이 지역을 넘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투표 결과는 국제 양궁계의 새로운 질서에 대한 목소리와 변화 요구가 표심으로 옮겨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스턴 신임 회장은 이미 “세계 양궁계에 큰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 디엘렌 사무총장과 에르데네르 전임 회장이 쌓아온 전통과 혁신의 균형 위에서, 종목 발전과 국제 무대 확대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분위기는 광주 현장도 뜨겁게 달궜다. 각국 대표단은 저마다 기대 섞인 박수를 보냈고, 차기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도 시선이 쏠렸다. 2025년 9월 5일부터 12일까지 펼쳐질 이 대회는 광주국제양궁장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5·18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긴 시간 관성에 머물던 질서에 균열이 생긴 날, 회장의 손끝에 실린 표심이 세계 양궁의 미래 방향을 비춰줬다.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서 팬과 선수, 지도자 모두가 새로운 비전을 공유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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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이스턴#세계양궁연맹#양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