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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매출 정부 회수·지분 인수 추진”…미국, 전략산업 경영 개입에 글로벌 시장 우려
국제

“반도체 매출 정부 회수·지분 인수 추진”…미국, 전략산업 경영 개입에 글로벌 시장 우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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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0일, 미국(USA)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주도 아래 엔비디아와 인텔을 비롯한 전략 산업 민간기업의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강경 행보에 나섰다. 반도체·희토류 등 핵심 분야의 한계 기업 지원과 매출 일부 회수 방식이 병행되면서,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판매한 AI 반도체 매출의 15%를 정부가 직접 회수하는 정책 도입을 결정했다. 정부는 나아가 인텔의 지분 10%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도 앞서 희토류 생산업체 MP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를 투자, 우선주를 취득하는 등 과거에는 보기 힘들던 기업 경영 개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정부, 반도체·희토류 등 민간기업 경영 개입 확대…‘시장 왜곡’ 우려
미국 정부, 반도체·희토류 등 민간기업 경영 개입 확대…‘시장 왜곡’ 우려

미국 정부가 민간기업 지배력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반도체·철강·핵심광물 등 전략 산업의 보호 필요성이 작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US스틸 인수 승인에도 특별 의결권 주식(황금주) 부여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정부가 산업의 승자를 직접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시장과 전문가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포트폴리오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리 먼슨 최고 투자책임자는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해외 수익 일부를 직접 정부에 납부하라고 의무화하는 사례가 앞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게리 허프바우어 선임 연구원은 “중국에서나 볼 법한 국가주도 산업모델이 미국에도 확장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철강, 반도체, 핵심 광물 산업에 집중하는 것은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국가와 경제 안보상 필수적”이라 밝히고 “적극적 리더십이 미국 경제호황을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외교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경영에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개입 중”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탈리아, 일본, 한국 등 일부 동맹국들 역시 공급망 통제와 지분참여를 모색하고 있지만, 미국처럼 국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 경영 참여가 증시와 투자심리에 불확실성을 높일 뿐 아니라, 자국 우선주의 확산 등 글로벌 자본시장 흐름 전반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전략산업 개입 강화가 조기 안착할 수 있을지, 혹은 국제 질서와 시장 원칙을 흔드는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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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엔비디아#반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