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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교사 성범죄 파문”…안나 플라크슈크, 징역 9년 선고→교육 현장 신뢰 붕괴 논란
국제

“러시아 교사 성범죄 파문”…안나 플라크슈크, 징역 9년 선고→교육 현장 신뢰 붕괴 논란

강민혁 기자
입력

러시아의 어느 소도시, 하얀 눈으로 덮인 학교 마당 너머로 스며든 아침 햇살에도, 이곳을 둘러싼 수런거림은 가실 줄을 모른다. 이제는 교무실 문짝마저도 무거운 진실의 그림자를 내리운다. 한때 ‘꿈에 그리던 선생님’이라 불리던 젊은 교사 안나 플라크슈크(27)는 깊은 어둠에 잠긴 채, 법정의 차가운 조명 아래 자신에게 주어진 엄중한 죄의 무게와 마주했다.

 

러시아 주요 언론과 미국 뉴욕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플라크슈크는 2023년 겨울부터 약 4개월간 11세 남학생을 상대로 반복적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 아이가 머무는 교실은 더이상 따스한 배움터가 아니라, 잠근 문 너머 왜곡된 권력과 신뢰의 사각지대로 돌변했다. 플라크슈크는 A군의 주요 부위를 만지고, 자신의 신체를 만지게 강요했으며, 나아가 SNS 메시지로 나체 사진을 전송하는 등 아동인 A군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범죄의 실체는 A군 어머니가 소셜미디어를 확인하면서 발각되었고, 학교의 즉각적인 신고와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사진: 러시아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남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논란이 되고 있다 / 뉴시스
사진: 러시아의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남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논란이 되고 있다 / 뉴시스

법원은 아동 성폭행의 계획성·지속성에 무게를 두어 징역 9년형을 선고했고, 형 집행이 끝난 뒤에도 1년간 교단에 설 수 없도록 명령했다. 재판 과정 내내 플라크슈크는 “아이도 나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진술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으나, 재판부는 아동에 대한 근본적 보호 의무를 저버린 중대한 범죄임을 지적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아동과 교사 사이의 신뢰와 권위가 얼마나 취약하게 깨질 수 있는지를 드러냈다. 학생과 학부모, 동료 교사들은 씻기 힘든 충격에 빠졌다. 무엇보다도 평소 플라크슈크를 존경하고 신뢰해 온 이웃과 교직원들은 그가 이중적인 모습을 지닌 채 범행을 이어왔다는 사실에 더욱 깊은 허탈과 분노를 표했다. 러시아 교육계와 학부모 단체, 현지 인권단체들 역시 즉각적인 대응책 마련과 교육 현장에서의 아동 보호 시스템 재정비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해당 판결을 주목하며, 최근 다양한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사-아동 간 범죄 예방책의 미비점을 지적하는 등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순수한 신뢰 위에 세워진 교육이라는 공간이, 때로는 가장 연약한 아이들을 향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최근 사건이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앞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각국의 교육 현장은 아동 보호 대책 강화와 제도적 허점 보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부모와 시민, 선생님 모두가 다시 한 번 ‘안전한 교실의 의미’를 곱씹는 묵직한 시간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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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플라크슈크#러시아초등학교#아동성폭행